군생활 후기.
훈련소
소지품 반납하고 택배상자에 넣고나니까
와.. 이제 군생활 시작이구나 새삼 실감이 나더라.
식사 몇분전 집합 몇분전 소리에 정신없이 시간이 흐른다. 항상 분주하다. 사회물 빼려는건지 헛생각을 안하게 하려는건지 가만있게 두질 않았다.
담배가져온놈이 행동강령 액자 뒤에 꽁초들을 숨기더라.
야간 근무설때 흡연자들끼리 몰래 폈다.
동글동글 말린 옛날 모기향으로 불을 붙여서 한까치로 나눠피는데 오랫만이라 그런지 머리가 띵~하더라. 훈련소에서 누릴 수 있는 큰 사치였다.
몇번 그러다가 냄새땜에 걸려서 퇴소당할뻔봤다.
단체 얼차려가 시작됐는데 아무도 누가 폈는진 말안하더라.
이대로 나가서 다시 들어오긴 싫고.. 동기들한테 미안하고 고마웠다.
훈련소 마칠때 동기들끼리 전번교환했다.
훈련소 동기들끼리는 다시 보기 힘들다던데 전역하고 같이 만나서 술마셨다. ㅋㅋㅋ
훈련중에 어리버리한 고문간 끼면 단체 기압받는다.
탄성과 욕이 가끔 터져나오는데 그럼 더 혼난다 ㅋㅋㅋㅋㅋ
실수 연발해서 화생방 3번한놈도 있었고
학생회장하던 묵직한 놈은 화생방때
어리버리까다가 무릎꿇고 살려달라고
울면서 교관한테 메달리는 놈도있었다 ㅋㅋㅋㅋ
사회에선 멀쩡하다가 군대오면 바보된다는게 이런건가 싶더라.
수류탄 훈련할때 지시안따르고 혼자 안전클립이랑 안전핀 제거했다가 덜덜 떨면서 교관한번보고 수류탄 한번보고하다가 교관이 뺏어서 던저준놈도있다.
수류탄 위력 시범보면 말이 안나온다 ㅋㅋㅋ
시범교관이 힘조절 못하고 호수 넘겨서 던졌는데 나무 하나가 뻥하고 하늘높이 치솓더라.
수류탄 던지는날 꿈자리 안좋은 사람 열외시켰다.
그만큼 위험하다. 이 날은 사람좋아보이던 교관도 쌍욕을 달고산다. 긴장하라 그러는것 같다.
단게 진짜 땡겼던것같다.
음료 보급나와서 오랫만에 마실땐
온몸이 찌릿찌릿 피카츄 백만볼트 당한것처럼 전율이 느껴지더라. ㄹㅇ
(나만 그런건가?)
생활관에 성대모사 잘하는 놈, 별별놈들이 다 있어서 항상 유쾌했다.
예전에도 듣던건데..
내가 쇠같은거에 부딪혀도 아픈 내색 없이
걍 아무렇지 않게 움직이니까
동기들이 터미네이터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특전사 착출됐는데 시력 나빠서 열외.
그 뒤에 조교 착출됨.
아침마다 발성연습 시키더라.
최종 몇명에 남았는데 난 안한다고 개겼다.
쉬는 시간마다 불러서 엎드려 뻗혀시키더라.
조교할 마음 생기면 일어서라는데
한 일주일 안됐나? 암튼 그쯤 개겼던것같다.
교관 : 니가 조교 안하면 뭐할껀데? 니 뭐할라꼬? 니는 딱 조교야.
끝까지 조교는 싫다고함.
지나가던 조교 한명이 넌 혹시라도 우리 부대 오면 죽여버린다더라. ㅋㅋ 더 악으로 버텼다.
나중엔 지독한놈이라고 그냥 보냄.
조교가 갈굼 심하다는 말이 있길래 조교는 하기 싫었다.
훈련 다 마치고선 그래도 이정도면 군생활 꿀이네.. 할만하네 싶었다. 그때까진 ㅋㅋㅋ
조교하기 싫어서 개겼는데 예비군 조교로 발령나더라. ㅋㅋㅋㅋ
자대배치
동기들 모여서 같은 부대 배치받아서 같이 군생활하자고 뭔가 다들 끈끈했음. 그 중 젤 양아치처럼 생긴놈이랑 같은 부대 걸림.
자대 입소
자대에 도착했다. 간부랑 동행하는데 내 주변으로 열댓명이 몰려오더라. 생활관까지 걷는 동안 온갖 욕설과 질문들을 쏟아졌다. 한명말에 대답하면 내 말은 똥이냐? 개가 짖지? 눈 어디보냐
쌍욕과 질문들이 정신없이 날아온다 ㅋㅋㅋ
태어나서 그렇게 격하게 도리 도리를 해본건 그날이 첨인것 같다 ㅋㅋㅋㅋㅋ
다들 비슷했겠지만..
분대 배치 받고나면
말 그대로 숨도 못쉰다. ㅋㅋㅋ
이병때 일 마치면
각잡고 미동없이 침상 끝에 앉는다.
움직이면 갈굼.
눈동자 시선 전방 고정.
물통이 비어있는 소리, 컵 내려놓는 소리, 문 소리, 실내화 벗는소리.. 뭐든 들리면 뛰어가서
닫고 정리하고 물채워야했다.
장난친다고 일부러 내는 소리에 반응하면
잘 못듣고 고개 돌렸다고 혹은 일어섰다고 갈군다.
샤워 5분, 걸래빨기 5분,
짜서 물한방울 갯수별로 갈구고 물안나와도 갈굼, 아침청소 5분, 초시계로 재면서 계속 갈군다 ㅋㅋㅋ
이동간엔 무조건 뛰어 다니고
시간 내에 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첫날 샤워 5번은 했던것 같다.
밥은 최고참 먹는 속도에 맞춰야한다.
왕고가 수저를 놓는 순간 일어나야하는데
덜먹으면 갈구고 더 빨리먹어도 갈군다.
왕고놈이 입이짧아서 PX간다고
한두숟갈 뜨고 일어나면
배도 고프고 갈굼도 당하는거다. ㅋㅋㅋㅋㅋ
작업 마치면 군화 선임들꺼 다 들고 나가서 일어서서 다 닦는다.
(경례 바로 하라고 서서 닦게함.)
생활관 청소때 닦으라고 시키지도 않은 구석에 흰장갑끼고 넣어서 먼지나오면 잠 안재우고 갈군다.
담에 거기 닦으면 안시킨거 한다고 FM대로 시킨것만 하라고 갈구고 ㅋㅋㅋ
간부가 질문하면 무조건 젤 먼저 손들고 답하기.
다른 사람보다 손드는 속도가 늦거나 헛소리하면 갈굼.
일시키면 무조건 먼저 자진해서 나가기.
일병말까지였나 상병까지였나 간부와의 대화 외에는 아무말도 못했음. 딱 두개 네, 아닙니다만 말할 수 있었음.
하나있던 동기랑 잡담하다 걸리면 갈굼. (그래도 우리 분대원 없을땐 종종 말하긴했다)
갈굴때.. 5분만에 왜 못했냐 숨소리 왜 냈냐 왜 다른사람이랑 말섞냐 묻고 죄송하다하면 갈구고 '네', '아닙니다'만하라고 하지 않았냐 ㅋㅋ 그렇게 말하면 또 대답을 하라고 이유를 대라하고 ㅋㅋㅋ 말못하냐? 안미안하냐? 쌩까냐? 니 부모가 말 안가르쳤냐? 바보애기네. 눈 똑바로 안뜨냐? 말하면 정신 못차린다고 '네' '아닙니다'만 하라고 ㅋㅋㅋㅋㅋ 반복.
첫휴가 나가서는 말이 제대로 안나오더라. 한국말 까먹은줄 알았다.
처음엔 대부분 일할때 작업 지시도 안했다.
가만히 보라고한다. 정말 가만있으면 선임들 일하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보고만 있는다고 갈군다.
일해도 가만히 있으라고 갈군다. 걍 갈군다.
눈치껏 알아서 적절한 타이밍에 삽이나 낫이나 뭐라도 들고 전반적으로 필요하겠다 싶은걸 찾아서 해야했다. 그러다 내 자리를 찾아도 걍 시비걸고 갈군다.
잘 생각은 안나지만 작은거에도 치가 떨리게 갈구더라.
머리치고 가슴치고 손가락으로 밤새 머리 밀어대고 때리고 인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자존심은 뒷산에 뭍어두고 가라는 군대지만 좀 심했었다.
진짜 다들 일머리가 없어보이고 삽질도 잘 못하고.. 암튼 일들을 잘 못했던것 같다.
이병때 이렇게 이렇게하는게 좋을것 같다고했다가 개갈굼먹었다. ㅋㅋㅋㅋ
바쁜 와중에도 대대 선임 이름들 1주일이었나 2주였나 안에 다 외워야했다. 누가 지나가면서 내 이름 뭐야? 하면 바로 답해야한다. 틀릴때마다 갈굼.
그 와중에 교육이랑 훈련도 외워야했다.
시간없으면 취침시간에 몰래 화장실 가서 외우기도했다.
노가다류 일을 나름 많이 뛰어서 체력이 좋은 편인데도 잠이 항상 부족했다.
이등병 짬찌에게 야간 풀잠은 사치다.
매일 야간 보초 근무 서야한다.
근무교대 시간엔 선임 깨워야하는데 이름만 보고 생활관 찾아가서 깨운다.
생활관앞에 이름이 있지만 불비추면 갈군다.
선임들이 잠자는 위치를 자주 바꾼다. 알아서 5분안에 찾아야한다. 같이 근무서는 놈이 초고참이고 못찾으면 생활관 불키고 분대장 포함 다른 선임들까지 다 깨워서 갈군다.
선임 몸엔 손댈 수 없다. 말로 깨워야한다. 속삭이듯이. ㅋㅋㅋㅋ
안일어나면 살짝 건든다. 건든거 걸리면 갈군다.
속삭이듯 말하며 깨워야하는데 다른 사람이 깨도 갈군다.
속삭이는게 짜증난다고 갈구는 놈도 있다.
전역하고 예비군가면 교관이 다 교육하고 편하게 보조역만 하면서 군기빠진것처럼 서있던데 우리대대는 조교가 교보재 준비하고 첨부터 끝까지 교육진행했다. 기본 교육 멘트도 없다. 교보재보고 다 외워서 만들고 진행해야된다. 화장실에서 외우면 잘 외워지더라.
그렇게 몇달지나니까 나를 포함한 타분대 윗기수 3명의 신병들이 유격을 빼먹었다고 타대대랑 같이 유격을 떠나라고 한다.
그때 동기는 허리가 안좋아서 군병원 입원했던것같다.
다들 아저씨들이니까 너무 편했다. 갈굼도 없다.
잠시나마 해방감을 맛봤다. ㅋㅋㅋ
참호격투때 우리팀 다 밀쳐내던 바바리안 같은 놈이 있었다. 내가 가서 1:1 맞다이로 들어올리고 참호에서 밀어냈다. 주변에서 함성지르고 타대대 간부가 따봉해주더라.
만년 쫄따구로 살다가 승리감을 만끽하고 돌아왔다.
하지만 여긴 여전히 이등병 지옥이었다.
힘든거 다 좋으니까 계속 유격만 했으면했다.
군대가 왜 인간박물관인지 알게해줬다.
훈련장이 넓어서 보수 작업이 많았다.
작업할때 가끔 선임들이 불러서 열중쉬어 시키고 부동자세로 앞을 보라함.
나랑 차이 안나는 윗기수들 일열로 세워두고
한명은 고개 까딱이게 시키고
한명은 원숭이 박수
한명은 도리도리
한명은 재기차는 동작
한명은 손가락 꼼지락 꼼자락
그 상태에서 동요나 만화주제가 단체로 부르게 시킴.
안웃을 수가 없다. 근데 웃으면 조진다 ㅋㅋㅋㅋ
삽으로 자기무덤 파라하고 흙으로 목까지 덥는것도 봤다.
샵으로 머리찍는것도 봤다. 적당한 파워로 ㅋㅋㅋ 이등병때라서 보기만했지 뭐땜에 맞으면서 그런 갈굼을 당했는진 모르겠다.
일열로 쭉 세워놓고 돌이나 야삽 던져서 맞추기도하고 피하면 갈구고 움직이지마라하고 또 던짐..
동원훈련하다가 안면 마비와서 입돌아간 선임도 두명있었는데 말할때마다 시선두기가 민망하더라.
안면 근육 몇%이상 손실돼야 전역이라고 들은것 같다.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그 둘은 다 착했던걸로 기억한다.
선임이 볼때마다 조심하라는데 똑바로 마주하기가 좀처럼 힘들더라.
보수 작업할때 상병 이후로는 거의 왠만하면 다 쉬었다.
쉬면 심심하니까 별별 특이한 취향을 가진 놈들이 이상한걸 시킬때가 많았다.
그 중 기억에 남는건 개구리 잡아오라고해서 절단기로 다리 자르고 휘발유 부어서 화형시키고 온갖 고문을 다 하던 놈들이 있었다. 그 덕에 대대에 개구리 씨가 말랐다. 개구리가 아아악!!!! 끼야아아악!!! 소리 내는거 군대에서 첨 들어봤다. 개구리 씨가 말라서 못찾으면 니가 대신 짤릴래? 하면서 때리고 절단기 위험한 거리까지 가져대고 싹뚝 싹뚝거리고 ㅋㅋㅋㅋㅋ
베게 한면에는 악마, 다른쪽엔 천사 적어놓고 천사 보이게 놓으면 천사처럼 굴고 악마보이게 놓으면 악마로 변하는 싸이코도 있었다.
어떤 또라이는 애들 윗통까라해서 젖꼭지 빨고다니던 놈도있었다. 그놈이랑 같은 분대원은 유사 성행위도 당했던것 같다.
화장실에 비치된 잡지 펼칠때마다 여자 얼굴만 나와도 다들 싸놔서 페이지가 다 덕지 덕지 붙어있었다. 보통 국방부 책만 멀쩡했었다. 한날 그거라도 보려고 펼치니까 또 찍익하면서 찢어지더라. 여기 도대체 뭐가 있나 싶어서 보니까 육군참모총장 얼굴에다가 싸놨더라. 아무래도 그 애기인것 같다.
그 애기 전역하고 내가 고참됐을때도 남자 속옷 모델들한테 싸놓는 놈이 있었다. 아무래도 한두놈이 아닌듯싶다.
동원훈련할때 예비군한테 초코파이 얻어서 초코파이 계속 먹이던놈.
예비군 폰 빌려서 ⚾️틀고 설때까지 보라하고 서면 갈구는놈.
신음소리 내라고 시키는놈.
취침시간때와서 팔베게하고 토닥거려달라는놈.
PX 심부름 시켜서 가져다 줬는데 자기한테 던졌다면서(안던졌음) 책상이 베게 오만거 다 던지는놈.
이유없이 시비걸고 진상부리는 놈들.
다 기억은 안나지만 사회에선 절대 찾아볼 수 없는 별별 또라이들이 많았다. 거의 80%이상은 정상이 아니었다고 본다. 인성검사 하타치 또라이들만 모인 부대같았다.
말년 대대장도 행정병 말로는 기름 빼돌리고 이것 저것 해서 1년에 몇억씩 해먹는다고했다. 보급이 거의 전무했다.
아.. 나이트에서 어떤 여자랑 하루밤보내면서 영상촬영하고 협박하면서 이상한거 계속 시킨놈. 상근이었는데 경찰와서 잡혀간 놈도 있었다.
전화통화는 선임과 동행한다. 전화기회도 좀처럼 얻지 못했고 몇분만 통화해도 끊으라고 사인을 보냈다. 상병전까지 그랬다. 옆에서 통화내용을 감시한다.
일기장 검사, 편지검사 등등 할 수 있는 검사와 통제는 어떻게든 다한다. 어디든 혼자 다닐 수 없다.
그러다 이병때 첫여친과 헤어졌다. 난 그 친구랑 결혼할줄알았다.
너무 외롭다더라. 군생활 편해졌다면서 왜 이렇게 연락도 없고 빨리 끊냐고묻더라. 미안하다고 했다. 헤어지잔다. 외롭고 정말 힘들면 다른 사람 만나라고했다. 나중에 기회를 얻게된다면 다시 볼 수 있지 않겠나하는 기대와 미련은 남았다. 야간 경계 설때.. 두시간동안 매일 생각이 나더라. 내가 못해줬던것들만 생각이 나서 날 괴롭혔다.
그래도 갈굼은 계속됐다. 여친이랑 헤어졌다고 봐줄줄아냐면서 ㅋㅋㅋㅋㅋ 구보중, 언덕 오를때, 걸을때, 뛸때 무조건 숨소리 금지. 숨소리낸걸로도 잠안재우고 갈굼
제한 시간 안에 손빨래 (세탁기는 있었지만.. 손빨래시킨다.)
같지도 않은 이유로 계속 갈군다. 부모님 언급할땐 왜 군대에서 총기 난사가 일어나는지 알겠더라.
내 자신을 인격체라고 생각하면 힘들다.
사회에서 봤으면 ㅋㅋㅋ 진짜 개기지도 못할 잦밥같은것들이 어이없게 구니까 죽기 전까지 패고 영창 가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부모님 떠올리면서 참았다. 다들 군대 한번씩 겪는거 참자 참자하면서..
가장 행복할때가 행군할때.. 그날만은 다들 피곤하니까 안갈구더라. 매일 행군만했음 좋겠다 싶었다. ㅋㅋㅋㅋ 그러던 중에도 여친에게 더 잘해주지 못하고 더 신경못쓴게 미안했다.
난 어릴때부터 노가다같은 일들을해와서 일머리도 나름 좋았고 체력도 힘도 받혀줬다. 일도 빠릿 빠릿 잘했다.
대대 작업하면 다른 이병들 벽돌 나를때 시멘트 말거나 나라시치거나 했으니까..
일하면 우리 분대 일병이 따갠다고 힘든일은 안하냐고 기고만장하지마라고 갈군다.
벽돌 나르면 다른 분대 왕고가 누가 벽돌 나르라고 했냐고 나라시나 치라고 또 갈구고 ㅋㅋㅋㅋㅋ
일 잘한다고 나대지마라 병장들이나 상병들이 안해서 그러지 너보다 다들 삽질도 다른 일들도 잘한다고 갈구고 ㅋㅋㅋ
우리 분대 선임이 시켜서 이 일하면 다른 부대 선임이 누가 이거 시켰냐고 갈군다. 우리분대 선임도 내가 이거 시킨거냐고 말해보라고 똑바로하라면서 다시 갈군다. ㅋㅋㅋ 계속 이상한거 하라고 시키는데로 하라고해서 걍 하면 다른 선임이 갈구는게 반복되길래 정신병자같다고 생각했는데 휴가때 진짜 정신병원 다녀왔다더라. ㅋㅋㅋ 아 빨리 휴가나가서 또 정신과가고싶다... 그러고 앉아있었음.
천재지변과 모든 잘못은 다 나에게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하다.
잠드는 순간까지도 무슨 문제 생길건 없는지 체크하고 하루종일 리스크 관리하게되더라.
무시당하고 갈굼당하는게 너무 싫었다.
웃기지만..
나는 어떤일이든 누구보다 더 완벽하게 잘할 수 있다고 항상 자기 최면을 걸었다. ㅋㅋㅋ
화장실에서 걸래 빨때도 남들이 안볼때 거울보고 안지어지는 웃음 억지로 지으면서 나는 행복하다 속으로 되뇌었다.
그러면 마음이 조금 나아지더라.
노예가 이런기분일까? 그래도 난 2년가까이 있으면 나갈 수는 있잖아 ㅋㅋㅋ 싶더라.
내 얼굴이 너무 어두웠던것같다.
타분대 선임들이 어느 순간부터는 날 조금씩 걱정했다.
이만큼 일하는 애가 어디있냐고. 갈굴게 뭐가 있다고.. 이러다 애 정신병걸린다고 할정도로 계속 갈궜다.
시간만 나면 작업중에도 쉴때도 화장실앞에서도 잘때도 이불 같이 뒤집어쓰고 라이트로 눈알에 비추면서 똑바로 눈뜨라고 ㅋㅋㅋ 입똥냄새 풍기면서 하루종일 갈구더라.
작업할때 다른 분대장들이
날 자기 분대로 넘겨 주고 우리분대 얘네들 몇명 데려가서 빨려면 빨고 때리려면 때리고 마음대로 놀라고 얘 데려가서 일 시키고 온다고 딜하러올때도 있었다. 타분대 팔려가면 '네' '아닙니다'말고 다른 말들도 할 수 있어서 그나마 낫더라.
타분대 작업 도와주고 오면 우리 분대 선임들은 대대작업할땐 나대지마라고 또 갈궜다. 윗고참들이 일을 안해서 그렇지 하면 다들 너보다 잘한다고 나대지말고 있으라고. 다른 분대한테 자꾸 팔린다면서 또 갈구고 ㅋㅋ 차렷 얼중쉬어 차렷 대가리박아 충성시키고 별짓을 다 했던것 같다.
사회물이 안빠진다나 어쩐다나 하면서 ㅋㅋㅋㅋㅋ
내가 원래 쫄거나 주눅들거나 놀라거나하는 성격이 안돼서 그런지
편해 보여서 그런지 ㅋㅋㅋㅋ 매일 갈구더라.
진짜 병날것같았다.
내 맏후임은 버티다가 선임한테 주먹질했다.
얼마나 악에 받쳤으면 그랬겠나 싶더라.
나도 터지기 일보직전까지 갔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니까... 터졌으면 왠지 이판사판으로 진짜 큰 사건 하나 냈을것 같다.
그러다가 군생활중에 두명은 탈영해서 영창가고
한명은 폭행으로 영창감.
영창다녀오면 타부대로 가는데 그곳에선 짬대우 못받는다. 왠만하면 말도 안섞고 경례도 못받고 유령취급.
이런 저런 사건 뒤로 간부들이 복도에서 이등병 일병들 뛰어다니지 마라함.
선임병들은 간부 보는 앞에서만 뛰지마라로 지시를 바꿈.
하루종일 교대로 갈굼은 계속 됐다.
실수로 뛰다가 간부 마주치면 개갈굼당했다.
조심한다고 주변 살피면서 안뛰면 또 갈군다.
군대온게 더럽고 심심하고 따분해서 화풀이한다고 계속 갈구나 싶더라.
자대배치 같이 받은 유일한 동기랑 바로 옆분대에 배치됐었다.
이색히는 완전 양아치 of 양아치였다. 문신했는데 피부는 또 백옥처럼 뽀얀했다 ㅋㅋ. 지가 군대 오기전이 했던 일들을 말할때마다 미친 애기네 이거. 또라이야? 했지만 그래도 말을 편하게할 수 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근데 이병때 군병원 입원하더니 디스크로 전역하더라.
나도 무릎이 나간것같아 군병원에서 치료라도 좀 받고 싶었는데 나 역시 전역하고 나갈까봐 안보내주더라.
너 가면 일할사람 없다 애기야 하면서 ㅋㅋ
아직도 가끔씩 무릎이 아프다.
내 윗기수 두명이 고문관이고 거진 아무것도 못했다.
짬되는 놈들은 놀고 쉬려했고.
그래서 내가 거의 모든일을 다 해야했다.
-ㅇㅇ아
네, ㅇㅇㅇ 병장님.
-내가 군대와서 아빠 고생하는걸 알겠다.
아 그러십니까?
-그래. 우리 아빠는 추운데도 매일 나가서 고생한다 아이가.. 날도 추운데 매일 노가다간다꼬..
(한참 일하다가 갑자기 페인트 칠하던 붓을 잡아던짐)
-아이 씨!!!
(소리 지르길래 무슨 일난줄알았다)왜 그러십니까?
-사실은 우리아빠보다 내가 더 고생한다!
네?
-우리아빠는 따듯한 패딩입고 다닌다 아이가
-내는 깔깔이도 안입고 추운데 내가 더 고생이다!
(깔깔이 입으라고해도 무슨 이유에선지 절대 안입음)
참고로 대학교 다니던 학생이었음. 특이했다.
-ㅇㅇ아
네?
-혹한기 훈련 힘들지?
아닙니다.
-이거 발라라 에이 발라라
이게 뭡니까?
-로션이다 크림. 너 춥다 발라라.
이거 바르면 따듯해집니까?
-어...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암튼 계속 이러는 분이었음. 근데 또 ⚾️ 배우 생년월일 3사이즈 혈액형같은건 귀신같이 다 꿰고있음. 이 사람은 갈굼도 거의 안당했던걸로 기억한다. 대대장도 볼때마다 ㅇㅇㅇ이 군생활 재밌어? 탈영하려면 보고하고 탈영해야한다고함.
그래도 분대장은 달더라. 내가 분대장역 대행 했지만...
-나는 니 시키는것만 할께. 시키는건 내가 또 잘한다아이가.
그러다가 상병을 달았다.
친하게 지내던 고참이랑 야간 경계근무를 섰다. 그날도 어김없이 헤어진 여자친구생각이 나더라. 내가 좀 더 잘했더라면... 그런 저런 생각이 났다.
근무를 마치고 새벽에 싸제방 pc를 켰다. 선임이 내 라면에 물을 받아줄때 sns를 열었는데
헤어진 여친에게서 메세지가 와있더라. 손이 떨렸다. 엄청 장문이었는데 앞으로 다시는 나처럼 좋은 사람 못만날것같다는 내용이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라면먹으라는데 혼자 라면들고 화장실에 버리고 생활관으로 돌아가서 누웠다.
눈은 분명 뜨고있는데 눈물에 가려 앞이 전혀 보이질 않더라. 눈을 깜빡여보면 분명 뜬눈이었는데 앞이 안보였다. 난 1년이 넘는 시간동안 항상 더 잘해주지 못한 것들이 생각나서 힘들었는데 그런 편지를 받아서 그런지 너무 마음이 아팠던것같다.
군생활 아무리 ㅈ같아도 참았는데 그때 군생활동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울어봤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내 위에 제대로 된 놈은 전역 앞둔 갈굼이 심했던 놈 뿐이었다.
분대장은 안달았지만 그 역할을 빨리 하게됐다.
내가 최전방에서 지시를 내린다는게 처음엔 상당히 부담되더라. 내 옆에 누군가 있다는게.. 그렇게 큰건줄은 미쳐 몰랐다.
혼자라는 느낌이 그래도 금방 적응되더라.
갈굼도 많이 받아서 그런지 못하는 교육, 못하는 작업 없이 다 잘하게 되더라.
교육 다 할줄아니까 땜빵도 많이 들어갔다. 각 교육 교관들마다 사회에서 뭐하다왔냐 잘한다 포상휴가 건의해준다 어쩐다 칭찬을 많이 받았다.
그러면서 여러모로 늦게 받은 애들 가르치고 이것 저것 신경쓸게 많아서 짬먹고도 편한날이 별로 없었다.
난 절대 안갈구겠다는 주의였다.
한번 정신줄 빠지게 혼내면 한방에 될것들도 좋게 말하면 수십번을 알려줘도 잘 안되더라. 그래도 참고 계속 좋게 몇번이든 알려줬다. 좀 적으라고 적어 그래 옳지 잘한다 다 받아 적어~ 응응~ ㅋㅋㅋㅋㅋ
기존엔 FM이라면서 바닥 먼저 닦고 위에 간물대 닦아 먼지 내려오게하는 바보같은 시스템들도 다 갈아엎었다. 일을 알려줄때도 내 생각엔 이게 최선인데 니가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하라고 지시했다.
군 생활하면서 딱 한번 화냈는데 처음부터 정말 의욕없이 후임병들 시키고 본인은 일안하려고 개기던 귀엽게 생긴 후임 녀석이 있었다. 선임중에 같은 학교 선밴지 친구가 있어서 후임때도 놀고먹었다.
좋게 몇번 말하니까 개기더라. 후임들 앞에서 망신준다고 그러지마라더라 ㅋㅋㅋㅋㅋㅋ 따로 불러서 불같이 다 엎고 진짜 심하게 화냈다. 예전엔 화를 잘 안냈지만(그렇다고 정당한 이유없이 바로 화내진 않는다.. 내 생각엔... 아마도..) 학교다닐때도 한번 화나면 선배들도 말리면서 진정하라고 미안하다고 할만큼 무자비하게 화냈었다. 어릴때 상농띠 친구들도 내 성격을 알아서 내가 화나면 큰일낸다고 계속 따라붙어서 말리기도 했다. 그 후임은 따로 불러서 화낸 뒤로는 알아서 잘 했다.
예비군 대대 총책이 전역하면서 나한테 총책자리를 넘기려고했다.
분대장도 안달았을뿐더러 상병까지 개고생했는데 총책까지 떠맡아서 간부 잔소리까지 듣긴 싫더라.
대대에 동기가 없어서 동기 많은 기수한테 넘기고 내가 뒤에서 봐주기로했다.
후임중에 전역한 내 동기랑 같은 지역살던 놈이 왔다.
그 지역 사는 놈들은 다 양아친지 겁나 양아치같더라 ㅋㅋㅋ 나 심하게 갈구던 놈도 그 지역놈이고 ㅋㅋ
전역한 동기가 지 말로는 그 지역에서 잘 나갔다던데 맞냐니까
네?? ㅇㅇㅇ 말씀이십니까?? 그 분 우리 지역에서 젤 유명한 깡팹니다.
완전 양아치던데? 하니까
근육엄청 많고 키 180넘는 사람이랑 시비 붙었는데 공사장으로 데려가서 1:1로 벽돌들고 이빨 다 아작냈다고함.
동기 놈은 말랐고 키도 170언저리였는데..
나중에 사람들 불러서 더 패고
무릎꿇여놨다함.
180 거구가 제발 살려달라고 빌었다는데
아가리 벌리라하고 이빨 몇개 안남을때까지 다 부셨다더라. 그런 몇몇 사례들을 말해주는데 완전 반미친 또라이였다.
경찰에 신고 안하냐니까 그쪽 애들은 감옥가는게 일상이라고 신고하면 한명 감옥가고 다른애들이 가족들 바보 만들어놓는다고하더라. 또 신고하면 또 가족 상해입히고 ㄱㄱ도하고.. 별별짓을 다 하나봄. 그래서 신고도 못한다고했다.
그걸 나 갈구던 그 놈이랑 같이 들었다.
한날 싸재방에서 노는데 sns로 전역한 동기놈이 메세지 보내더라. 대화나누는데 요즘 일도 없고 심심하다고 누구 담궈줄사람 없나 묻더라. 나 갈구던놈들 전역하면 담궈줄까? 하면서
나중에 갈구던 말년놈이 들리는 거리에있을때 그 이야기 하고 전역하면 시멘트에 말아버리겠다고하니까 갑자기 납짝업드리듯 대하더라 괜히 친한척하고 PX데려가고 ㅋㅋㅋ
왜 이유도 없이 그렇게까지 했냐니까
전역한 선임 2명이 휴가 한번씩 받는 조건으로
나 입대하전에 우리 분대에 관심병사 2명을 받아서
일할 사람이 자기랑 나밖에 없었다고함.
계속 긴장시키고 일 빨리 끝내려고 그랬다고.
갈굴게 없다하면 선임들이 없는 이유라도 만들어서 갈구고 항상 긴장상태 유지시키라고
안그러면 니가 갈굼당한다면서
매일 하루종일 갈구라고 시켰다고함. ㅋㅋㅋ
너 죽이고 영창가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라고 ㅋㅋ
너 전역하면 찾아가서 죽이려했다고했던것 같다.
진짜 미안했다함.
좀 지나니까 다들 지 편할궁리에..
찌질해 보이기도 하고 걍 잊혀지더라.
첨 입대했을때 누군가가 군대는 거지부터 왕까지 다 경험해보는 곳이라더라.
주임원사가 해준 말이 생각난다. 베트남전때 병사들이 간부말은 안들었어도 분대장말엔 잘 따랐다고.. 간부가 엉뚱한 지시하면 분대장 명에 따라서 간부도 쏴죽이는 일들도 종종 있었다고함. 들은거라서 진짠진 모르겠음.
암튼 어느 순간부턴 내 말이 곧 법이었다.
어떻게 보면 윗기수들도 많고 상병 짬찌였지만 실세였다.
한날은 타 대대 유격훈련 조교로 파견을 가게됐다.
유격 조교들이 3개(?) 대대에서 왔다.
다들 간부 동행으로 왔는데 우린 상병인 내가 최고참이었다. 너희 대대는 간부가 왜 안왔냐는데 다들 바빠서 내가 책임을 맡았다고했다.
어디로 파견을가든 항상 느낀거지만 타 대대들은 좀 많이 느슨해보였다. 널부러져있고 모포에 각도 안잡더라. 매트도 삐뚤고..
간부없이 와서 개판친단소리 듣기 싫어서 모든걸 칼각으로 유지했다. 원래 다 왠만큼은 칼각이지만 더 칼세우고 모든 오와열 맞추고 훈련도 계속 교육상태 확인하면서 착오없이 진행했다.
타 대대 간부들이랑 근무교대 맞추고 막사 주변 정리 정돈, 청소 등등 간부들이 자기부대원들에겐 시키지 않은것들 지져분해보이는 잡초 등등 애들끌고 다니면서 다 정리했다. 왜 우리만 힘들게하냔말이 나올법도 한데 타분대 타중대 후임들이 모두 다 군말없이 따라줬다. 우리 애들로는 안될것같은건 타대대 간부에게 보고하러왔다고 이런 이런게 있는데 이렇게하는게 좋을것 같다. 우리 대대가 이런거 저런건 했지만 인력이 부족하다. 가능하시다면 인원 좀 붙여 달라고 도움 요청했던것 같다. 간부들이 왜 너희 대대는 간부가 안따라왔는지 알갓같다더라. (내 생각엔 걍 다들 말년이라서.. 말년 대대라서 안온것같다. 아니면 검열땜에 비상걸렸었거나)
타대대는 간부가 부식 매일같이 들고와서 빵빵했는데 우리는 안나오는 보급으로 짜내서 가져온 라면도 다 떨어져갔다.
타 부대 간부들한테 부식내기로 팔씨름을 제안했다. 힘은 자신있었다.
접전까지 갔다가 내가 이겨서 부식 몇배로 늘렸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부식도 배팅만큼 없는데 있다고 뻥치고 했던것같다. 서로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이겼을때 애들 환성 터지고 난리났었다 ㅋㅋㅋ
간부가 나랑 팔씨름한 애가 자기 대대에선 이인자라고하더라. 젤 쌘애 왔으면 자기 대대가 이겼을꺼라고 하더라 ㅋㅋ
주말이었나? 타부대 애들 쉴때 간부가 수박이랑 술이랑 부식 사와서 거하게 파티했다.
나만 따로 불러서 사발 가득 술따라주고 수박 주길래 받아먹고 돌아왔다. 술도 그닥 안좋아하고 못하지만 주니까 걍 마셨다.
후임 한명이 왜 불려가셨냐고 묻길래 말하고 나니까 우리 애들한테 너무 미안해지더라.
우리 부대 간부는 코빼기도 안비쳤던것같다. 잠깐 코빼기 비쳤었나? 암튼 부식 지원은 하나도 없었다. 애들이 너무 시무룩해보였다.
다른 대대들 다 술퍼마시고 파티분위기인데
우리 애들은 더 고생하고도 손빨고 있을 수 있나?
그때 엄카를 들고다녔는데 그걸로 술이랑 부식 사오라고 시켰다. 후임중에 젤 짬되는 애들 두명 보고 밖에 나갔다가 오라고했다. 유격장은 훈련병 입소전이라서 경계도 느슨했고 돌아다니면서 개구멍도 봐놨던 터였다. 주의사항 일러주고 군무늬 반바지랑 사제 티셔츠 입혀서 보냈던것같다. 내 지시에 토한번 안달고 알겠습니다하고 바로 나가더라.
지금 생각하면 내가 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다 뒤집어 쓸 수 있다면 모를까 애들한테 피해주는 일인데.. 대대에서 무마시켜줄수도있었겠지만.. 암튼 그땐 정신이 나가있었던것같다.
그땐 내가 시키면 당연히 다들 믿고 따른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가게가 너무 멀어서 히치하이킹해서 술이랑 과자사고 다시 히치하아킹해서 왔다더라.
빈막사에 모여 우리도 술파티했다.
그렇게 파견 조교 임무 완벽하게 수행하고 돌아가는 마지막날.
타대대 간부가 넌 나중에 뭐라도 될것같다면서 계속 연락하자고 sns묻더라. 내 이런 실상을 알았다면 안물어봤을텐데.. ㅋㅋㅋ 알려주고 대대 돌아왔을때 장문으로 편지같이 글 몇번 써주시더라. 계속오길래 답장보내기 귀찮아서 읽씹했다.
분대장을 달았다.
이게 뭐라고 또 어깨가 무겁더라.
중간에 중대장이 바뀌었는데.. 이전에 중대장이 나가면서 내가 분대장 달고 애들 통솔하면 진짜 멋있을텐데 못보고가는게 아쉽다고하시더라. 전중대장은 나보고 니가 제일 군인답다면서 계속 직업군인하라고했다. 병사출신에서 별단 사람도 있다고. 장교모집하는데 자기가 추천서 넣어줄 수 있다면서.
그 분이 중대장이셨을때 나오는 휴가는 짬순서로 돌려가면서 공평하게 탔다. 그 담이 내 차례였다. 전 중대장이 새로오는 중대장에게도 나 잘쓰라면서 포상도 챙겨주라고 말했다면서 갔다.
근데 새로운 중대장이 무슨 태권도 단증있는 갓들어온 타분대 이병한테 휴가증을 주더라. ㅋㅋㅋㅋㅋ 거기에 대해서 말하니까 원래 짬순으로 줬다는것도 알고 다음 차례도 너라는건 아는데 자긴 생각이 다르다더라. 성과위주로 준다나 뭐라나.. 그러니까 잘하라고하더라. 아직 인원도 서열도 실세도 여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제대로 파악못했으면서 무슨 말같지도 않은 발상으로 갓들어온 이병한테 휴가를 준다는건지 모르겠었다.
통솔력도 능력도 새로운 중대장은 완전 개판이었다고 생각한다. (휴가 엉뚱하게 줘서 그렇게 생각한건만은 아님)
작업에 작자도 몰랐고 본인 지시대로만하라고 우겨댔다.
이렇게 진행하면 처음부터 다 빼내고 다시해야한다고 이렇게 하시면 안되겠냐니까 안통함. 여기와서 낮게 보시라고 애초에 각이 안맞다니까
내 말 들어 내 말 들어 니가 나보다 높냐고 화내면서 날 다른 작업으로 빼버리더라. 혼자 이렇게해야한다고 우겨서 몇일 공사를 도로아미타불 만들었다. 날 다시 불러서 니가 맡아서 하라길래 다시 첨부터 다 뜯어내고 뒷수습했다. 애들 더 고생시키는게 미안하더라.
애들 모아놓고 유흥업소 이야기나하고 폰으로 사진보여주면서 애인대행 S급 이 여자가 얼마였는데 쥑이지? 돈만있었으면 바로 외박내고 나갔을텐데 월급날이 언제라 아쉽다는둥 너라도 이런 여자면 바로 자고싶겠지? 이런 여자를 살면서 어떻게 만나보겠냐는둥 그런딴 소리나 해댔다.
나중에 다른 분대장 통해서 나랑 화해하려고했다.
교장 보수 작업중에도 지시도 옳게 내리지도 못하면서 괜히 와서는 내가 이런 인재를 몰라보고~ ㅇ선생 ㅇ선생이 없으면 작업이 안돼요~ 역시 ㅇ선생이야~ 바로 딱딱 들어 맞네! 칭찬하다가 내가 계속 시큰둥하니까 또 업신 여기듯 대하고..
또 따로 불러서 중대장한테 감정상한게 있냐는데 ㅋㅋㅋ 별로 크게 말 섞고 친해지고싶진 않더라.
내가 분대장역 수행할때..
이병때 너무 갈굼을 받아서 그런지 치가떨려서 우리 분대원 후임들은 다 풀어줬다. 자유시간엔 말 그대로 자유였다. 사제방 PX 세탁기 이등병이건 신병이건 다 쓰게하고 짬이 높건 말건 본인 빨래와 본인 장비는 다 본인이 손보게했다. 나도 예외는 없었다. 다 풀어주는 대신 일은 빡쌔게 시켰다.
당시 먼저 작업 끝낸 부대는 먼저 복귀하는 구조였는데 거의 항상 우리분대가 작업을 젤 먼저 끝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까지 남았다.
작업 못끝낸 분대있는지 무전하고 돌면서 항상 마지막 분대와 함께 돌아왔다.
기존엔 이병 일병만 청소했지만
모든 청소도 다 분담해서 했다.
이병때 고생한 내 맏후임에게 제일 미안했다.
이병때부터 바래왔던 오래된 생각이라고 이해를 구했고 맏후임도 잘 수긍해줬다.
분대원들도 내가 풀어주는게 고마웠는지 알아서 문제없이 잘해줬다.
일은 빡쌔게 시켰지만.. 그래도 다들 불평 한번
토 한번 안달고 다 잘 따라주더라.
갈굼없이 가르칠땐 힘들었지만
다들 불만없이 잘 따라줘서 그냥 다 고마웠다.
생활관 커튼옆 석고 천장 무너지려는거 예전 말년애기가 자기 나갈때까지 그대로 두고 문제 만들지마라고 난 나가면 끝이라고둔거 보고하고 주말에 수리하고 빨래 건조장 지붕 타이어로 대충 안날아가게 올려둔거 태풍오기전에 주말에 애들 끌고가서 피스박고 수리하고...
문제될만한것들 먼저 알아내서 걍 이것 저것 했던것같다.
중대장들도 대대장도 거의 다 말년이라서 왠지 신경을 안썼던것같다.
내가 숨통이 턱턱막히던 이병때를 생각해서 대대에 새로오는 애들한테 장난도 많이쳤다. 신입인척 장난도 치고.. 긴장감좀 풀어주려고.. (우리대대는 중대 단위로 선임대접을 한게 아니라 대대가 다 선후임 대접하고 생활함)
우리 대대에 심하게 혼난 병사가 있으면 PX데려가고 담배도 주고 기분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말주변은 없지만 실없는 농담도 많이했던것같다.
타 대대 선임들에겐 미안하게 대대 천사역을 혼자 낼름 주워 먹었던것같다.
대대원들 사이에선 평판이 좋았던것같다.
지나갈때 우연히 들었는데 ㅋㅋㅋ 민망하지만.. 우리 분대 막내 후임이 난 사기케릭인것같다고 삽신 곡갱이신 낫신 처럼 뭐 잘하는 사람한테 붙여지는 칭호같은게 있는데 작업 교육 지휘 다 잘한다면서 그냥 모든거에 다 신이라고 동기들한테 떠드는걸 우연히 들었다. 이뻐서 PX데려갔다 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지나가는거 보고 이쁨받으려고 그랬나? ㅋㅋㅋㅋㅋㅋㅋㅋ
돌아다니면서 애들 숨통을 좀 틔워줘서 그런지 한달에 한번하는 인기병사 투표에서 거의 매번 1등했던것같다.
그러던중에 우리 중대에서 갈굼이 심했던 타분대 고참이 하사달고 우리대대에 다시 왔다. 원래 병사로 근무하던 대대에는 발령나기 힘들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왔는진 모르겠다.
간부달고와서도 대대에 갈굼을 계속 조장했다. 분대장들도 불러서 갈궈댔다. 자기보고 신이라고 부르라고 지랄하고 ㅋㅋㅋ 내가 누구야? 이러면서 돌아다니더라.
나도 따로 불러서 짬쳐먹고 쳐맞고싶냐고 니가 이지랄로 풀면 다른 분대원들은 불만이 안쌓이겠냐 다른 분대들이랑 똑같이 갈구라고 풀어주지 마라고했다.
우리 분대원이 경례 실수나 뭐하나 문제 일으킨적 있냐 물었다. 작업도 항상 제일 빨리 끝내고 마지막 분대 남을때까지 일하고 들어간다. 우리 분대가 타분대에 비해서 사격실력이 딸리나 아니면 무슨 실수를 한적이 있나 물었다.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갈구던지 때리던지 하라하고 돌아섰다.
돌아와서 분대원 모아놓고 지금 타 분대도 이러 이러하니 쉴땐 그대로 낮잠을 자던 책을 읽든 다 하고 빈틈은 주지 마라했다. 다들 끝까지 잘 따라줬다.
타분대장들이 나보다 짬은 높았지만
예비군 총책 대역도하고 대대작업도 간부 대신 통솔할때가 많아서 내가 실세였다.
교육훈련도 이것 저것 개선을 했던것 같다.
교보재 갯수부터 깃발들 사소한 배열같은것들 입소 인원수에 따라 날씨에 따라 바뀌는 교장들.. 동선들.. 안그래도 신경쓸일이 많은데
기존엔 연병장에 예비군 의자를 오와열 맞춰서 깔아놓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많을땐 1000개 넘게 깔았던것 같다.)
말뚝과 줄을 바닥에 박아서 영구적인 기준점을 잡아놓고 누가 앞에서 계속 봐주고 통솔하지 않아도 쉽게 오와열 맞춰 깔 수 있게 바꿨다.
물통도 손으로 들어서 산까지 나르던것에서 차가 동원됐다.
전체적으로 진행상황을 보면서 빠진게 없는지 혹은 문제생길게 없는지 무전기들고 뛰어다니면서 상황 파악하고 계속 생각하고 케치해서 문제될 상황이 오면 텀있는 인원들에게 미리 상황을 숙지 시켰다.
웃긴건 뛰어다니면서 발 안맞추는 예비군들있거나 통제안되면 가서 정지시키고 이동간에 발 맞추라고 통솔 조교에게 지시했었음..
(전역하고 4곳인가? 5곳인가? 예비군 갔는데 아무데도 호각불어서 발맞추는곳이 없더라 ㅋㅋ 다른 훈련장은 예비군 교관이 첨부터 끝까지 교육 다하는거보고 첨엔 놀랐다. 조교는 멀뚱 멀뚱 서있더라.
조교 군생활할때 예비군들이 '조교야 난 태어나서 이런곳 처음봤다 여기 왜 이러는데?'라고 하던데 전역하고 생각해보면 내가 너무 했었던것 같다. 좌에서 우로 번호. 복명복창합니다. 좌에서 우로 번호! 다시합니다. 말안들으면 좌에서 우로 앉으면서 번호시키고 앉아 일어서 시키고 '조교말에 집중합니다!' 좀 신병대대 조교처럼 막대했음. 첨보는 교관은 나 교육할때 보고 웃더라. 각개전투 교육 시범보일때도 교육 매 시간마다 흙 다 뭍히면서 포복 모든 종류 다 보여줌. 이동요령 다 보여주고.. 요즘 예비군은 달라졌다고 예전 생각하면 안된다면서 시켰는데 또 예비군들이 의외로 잘 따랐다. 통제 안따르면 퇴소조치한다하고 이름적어감. 그럼 난리났는데 경고라고하고.. 지금 생각하면 내가 젤 악마였네..)
예비군중에 불러서 내가 본 사람중에 니가 젤 군인같다고 진짜라고 진짜 멋있다면서 명함주고 흥신소 일 같이하자하고 ㅋㅋㅋㅋ 대부업체에서 일하자고하던 분도 계시고 별별 사람이 다 있더라. 예비군 조교하면서 보급도 거의 안나오던 담배는 많이 얻어폈다.
고참 휴가, 군병원 입원, 부상자, 사라진 예비군, 탄피분실 등등 이래저래 어떻게해도 인원이 안나오고 항상 돌발상황은 있었지만 나 있는 동안은 문제가 안터지게 했던걸로 기억한다.
인원이 빠듯해서 빠릿빠릿한 애들로 뛰어다니게해서 통솔하고 교육시키고 겨우 겨우 메꾼적도 많았던것같다. 내가 사선조교로 들어갔다가(사격하는 예비군 옆이 한사람씩 붙어서 탄약걸리면 빼주고 탄피통 달아주고 탄피회수하고 수량파악했음) 사선 끝나고 바로 뛰어가서 교육 땜빵친적도 많고.. 지금 생각해보면 교육할때 인원이 너무 부족했던것같다.
(타 대대 사격장에서 보면 다들 욕이 난무하고 갈굼이 심했는데 우리 대대는 의외로 사격장에선 좀 느슨했다. 잔탄소진한다고 예비군 사격장에서 사격도 수시로하고 탄다루는게 능숙해서 그랬던것 같다.)
내가 휴가가거나 자리를 비울땐 총책이 계속 혼났다. 나 빠지면 예비군 훈련이 안되냐고 항상 문제가 터진다고 누가 총책인지 모르겠다고 자주 혼냈던것 같다. 많이 알려줬어야했는데 혼자 애들 여기 저기 지시내리기 바빠서 많이 못알려줬던것 같아 미안했다.
대대작업 지시 할땐 상병 병장 할것 없이 모든 인원을 동원해서 하루종일 돌아 다니면서 지시하고 일시켰다.
점심시간에도 계속 일생각만하고 중요한 일 있을땐 거의 하루종일 일생각만 했던것같다.
작업지시를 분대장들에게만 전달하지 않고 모든 짬찌들 다들 모아놓고 전반적인 작업방식과 일정을 그림 그려서 설명했다. 각자 분담할 역할도 전반적으로 설명하고.
일 진행할때 필요한 도구들, 인원들, 어떻게 진행할지 전날 생각해서 작업분배했다.
작업도구 도착 전까지 도구 없이 할 수 있는 일들 먼저 시키고.. 휴식시간 적절하게 배분하고..
자주 대대작업을 하다보니까 누가 뭘 잘하는지 파악돼서 적재적소에 배치가 가능했다. 문제 생기면 바로 보고하라하고 해결방안 제시해서 시키고 다른곳 잘 진행되는지 가보고 뒤쳐진곳은 속도 더 올리라하고 작업 마무리되어가거나 잉여있는곳은 다른곳 배치하면서..
그렇게하니까 상병위로는 매일 놀고먹던 기존 내 윗대의 작업시간보다 작업시간이 많이 단축될 수 밖에 없었다. 한달 넘게 걸리던 제일 컸던 작업도 2주안에 끝났던것같다.
그런식으로 일년 일정 빨리 끝내면 쉬운 일하면서 좀 편할줄 알았는데 시간 남으니까 다른 멀쩡한 창고를 부수고 새로짓고 배수로를 새로 다 깔고 별걸 다 하더라.
간부랑 지휘통제실에서 근무설때도 행정병한테 파포배워서 간부가 만들어야할 아침 회의 자료 내가 다 만들어놓고 손님오면 말안해도 커피많이마신날엔 녹차로 준비해두고 간부 손 하나 까딱 안하게 다 처리했다. 간부랑 근무하면서 인원파악이며 전화며 실수 한번도 안냈다. 그러니까 짬높은 간부들이랑만 근무 배정되더라.
나대면 더 시키는게 군대라지만 불만은 없었다.
내가 한번 더 생각하고 더 노력하면 더 적은 힘으로 일도 더 빨리 마칠테고 후임들도 좀 더 빨리 복귀해서 힘든 군생활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누구 말처럼 언제 또 이 많은 인원을 나 혼자 통솔해볼까하는 생각도 들어서 소중한 경험이라고도 생각됐다.
근데 없던 일도 만드는게 군대다.
주임원사가 날 너무 잘봤었다.
휴가 줄테까 자기딸을 계속 만나보라했다.
대대장 1호차 빌려타고 우리집 찾아와서 우리 부모님도 만나고갔다더라.
병사에서 하사달고온 놈한테 작업맡기고 맘에 안들면 항상 나를 찾았었다.
그 하사단놈은 니가 나보다 작업 더 잘할것같냐면서 매번 라이벌의식같은걸 갖었던것같은데 난 별신경안썼었다. 주임원사님은 '이 일은 니가 마무리해줬으면 좋겠는데..'하시면서 말년까지 날 부르셨다.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하시면서 ㅋㅋㅋ
내가 하면 거의 다 만족하셨던것같다. 지시하실때 말이 엄청 빨라서 받아적기 힘들정도였던걸로 기억한다.
주임원사님이 평생 만난온 병사중에 내가 젤 일처리를 잘한다고 했다.
행사때마다 옆에 앉혀서 술주시면서 호칭부르면 앞으로 장인어른이라고 부르라고 계속 부담주셨다.
전역하는날까지 딸 번호 적어주시면서 꼭 연락해보라고하셨는데 부담돼서 끝까지 안봤다. 나중에 여친생기고나서는 연락처도 버렸다.
그 따님과 같은 대학교 다니던 부대 후임말로는 진짜 예쁘고 귀엽게 생겼다고했지만 만날 엄두가 안났다. ㅋㅋㅋㅋㅋ
분대장 달고 타분대장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병사에서 하사달고온 놈이 갈군뒤였던걸로 기억한다.
분대장들이 다들 나보다 짬은 높았지만 친했다.
다들 이병때 우리 고생했던거 기억나는지 물었다. 그때 우리 볼때마다 했던말 기억하냐 우리는 짬먹으면 안그럴꺼라고 하지않았나? 하면서 설득했다.
주말에 병사들 모두 모아놓고 원하는 개선점들을 익명으로 적게했다.
모두 읽고 취합하고 간추려서 분대장들끼리 협의를 봤다. 내가 원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협의를 보고
대대원들 모아서 이런 저런점들은 편의를 봐주기로 했다. 그래도 많이 개선했다고 본다.
그 뒤로 부작용도 있었다. 신병들은 오자마자 빠져버린 군기에 왜 이러십니까 ㅇㅇㅇ병장님? 아 내가 왜 그래야 합니까아~? 이병은 병장에게 말도 못건내던 예전과 달리 상상도 못했던 말을 하는 신병이 생기기도 했고 여러모로 안타까웠다.
내가 너무 군기강을 너무 흐트려놓은건 아닌지.. 그냥 과도기였는지도 모르겠다.
군생활이 조금 더 길었다면 내가 조금 더 노력했다면 과도기를 서로 좀 더 이해시키고..
개선의 여지도 많았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전역때 대대장이 따로 전역 절차없이 편하게 앉아서 차한잔하자고 권했다. 앉아서 우리 대대 개선점에 대해 묻고 이런 저런 말들을 했던것 같다.
상병꺾일때까진 정말 많이 힘들었지만 어느 정도 위치가 잡혔을때부턴 그 힘든게 다 보상받을 만큼 살면서 받을 모든 칭찬은 다 받았던것 같다.
니가 진짜 최고다. 너만한 병사가 없다. 니가 내가 만난 사람중에 제일 군인답다. 넌 나중에 뭐라도 될것같단말도 많이 듣고 세상 온갖 칭찬은 다 받았다.
전역날 아이들은 유격을 떠났다. 유종의 미를 거두자며 같이 유격하고 전역하자던 주임원사님의 부도덕한 말을 뒤로하고 열차에 몸을 실었다.
전역 전날 후임들은 대대장이나 연대장같은분들만 받는 도열(?)이었나? 그런걸 해주더라. 내가 본 전역자들중엔 내가 최초였다. 진짜 왕대접을 받는 느낌이었다.
군대가기 전엔 당연한 것들이대한 소중함을 몰랐다.
원할때 어디든 산책할 수 있는 자유. 마음껏 소리내서 숨쉴 수 있는 자유. 말할 수 있는 자유. 노래 부를 수 있는 자유. 마음껏 놀고 먹고 잘 수 있는 자유. 가족 친구 목소리를 들을 자유.
그리고 그립고
그립고 그리고
갈망하던
아름답고
다채로운
밖같 세상이
집에 가는 기차 창밖으로 펼쳐졌다.
앞존법이 아니라 압존법입니다.
그리고 한국어에서 폐지된 게 아니라,
원래 압존법은 가족 관계 내에서만 사용하는 건데
못 배운 사람들이 밖에서 공사구분 못하고 사용하다가 군대까지 이어져 여러 폐해를 불러 일으켰고
그러다 2016년 국가인권위 권고로 군대 내 사용이 폐지된 겁니다.
군생활 후기.
훈련소
소지품 반납하고 택배상자에 넣고나니까
와.. 이제 군생활 시작이구나 새삼 실감이 나더라.
식사 몇분전 집합 몇분전 소리에 정신없이 시간이 흐른다. 항상 분주하다. 사회물 빼려는건지 헛생각을 안하게 하려는건지 가만있게 두질 않았다.
담배가져온놈이 행동강령 액자 뒤에 꽁초들을 숨기더라.
야간 근무설때 흡연자들끼리 몰래 폈다.
동글동글 말린 옛날 모기향으로 불을 붙여서 한까치로 나눠피는데 오랫만이라 그런지 머리가 띵~하더라. 훈련소에서 누릴 수 있는 큰 사치였다.
몇번 그러다가 냄새땜에 걸려서 퇴소당할뻔봤다.
단체 얼차려가 시작됐는데 아무도 누가 폈는진 말안하더라.
이대로 나가서 다시 들어오긴 싫고.. 동기들한테 미안하고 고마웠다.
훈련소 마칠때 동기들끼리 전번교환했다.
훈련소 동기들끼리는 다시 보기 힘들다던데 전역하고 같이 만나서 술마셨다. ㅋㅋㅋ
훈련중에 어리버리한 고문간 끼면 단체 기압받는다.
탄성과 욕이 가끔 터져나오는데 그럼 더 혼난다 ㅋㅋㅋㅋㅋ
실수 연발해서 화생방 3번한놈도 있었고
학생회장하던 묵직한 놈은 화생방때
어리버리까다가 무릎꿇고 살려달라고
울면서 교관한테 메달리는 놈도있었다 ㅋㅋㅋㅋ
사회에선 멀쩡하다가 군대오면 바보된다는게 이런건가 싶더라.
수류탄 훈련할때 지시안따르고 혼자 안전클립이랑 안전핀 제거했다가 덜덜 떨면서 교관한번보고 수류탄 한번보고하다가 교관이 뺏어서 던저준놈도있다.
수류탄 위력 시범보면 말이 안나온다 ㅋㅋㅋ
시범교관이 힘조절 못하고 호수 넘겨서 던졌는데 나무 하나가 뻥하고 하늘높이 치솓더라.
수류탄 던지는날 꿈자리 안좋은 사람 열외시켰다.
그만큼 위험하다. 이 날은 사람좋아보이던 교관도 쌍욕을 달고산다. 긴장하라 그러는것 같다.
단게 진짜 땡겼던것같다.
음료 보급나와서 오랫만에 마실땐
온몸이 찌릿찌릿 피카츄 백만볼트 당한것처럼 전율이 느껴지더라. ㄹㅇ
(나만 그런건가?)
생활관에 성대모사 잘하는 놈, 별별놈들이 다 있어서 항상 유쾌했다.
예전에도 듣던건데..
내가 쇠같은거에 부딪혀도 아픈 내색 없이
걍 아무렇지 않게 움직이니까
동기들이 터미네이터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특전사 착출됐는데 시력 나빠서 열외.
그 뒤에 조교 착출됨.
아침마다 발성연습 시키더라.
최종 몇명에 남았는데 난 안한다고 개겼다.
쉬는 시간마다 불러서 엎드려 뻗혀시키더라.
조교할 마음 생기면 일어서라는데
한 일주일 안됐나? 암튼 그쯤 개겼던것같다.
교관 : 니가 조교 안하면 뭐할껀데? 니 뭐할라꼬? 니는 딱 조교야.
끝까지 조교는 싫다고함.
지나가던 조교 한명이 넌 혹시라도 우리 부대 오면 죽여버린다더라. ㅋㅋ 더 악으로 버텼다.
나중엔 지독한놈이라고 그냥 보냄.
조교가 갈굼 심하다는 말이 있길래 조교는 하기 싫었다.
훈련 다 마치고선 그래도 이정도면 군생활 꿀이네.. 할만하네 싶었다. 그때까진 ㅋㅋㅋ
조교하기 싫어서 개겼는데 예비군 조교로 발령나더라. ㅋㅋㅋㅋ
자대배치
동기들 모여서 같은 부대 배치받아서 같이 군생활하자고 뭔가 다들 끈끈했음. 그 중 젤 양아치처럼 생긴놈이랑 같은 부대 걸림.
자대 입소
자대에 도착했다. 간부랑 동행하는데 내 주변으로 열댓명이 몰려오더라. 생활관까지 걷는 동안 온갖 욕설과 질문들을 쏟아졌다. 한명말에 대답하면 내 말은 똥이냐? 개가 짖지? 눈 어디보냐
쌍욕과 질문들이 정신없이 날아온다 ㅋㅋㅋ
태어나서 그렇게 격하게 도리 도리를 해본건 그날이 첨인것 같다 ㅋㅋㅋㅋㅋ
다들 비슷했겠지만..
분대 배치 받고나면
말 그대로 숨도 못쉰다. ㅋㅋㅋ
이병때 일 마치면
각잡고 미동없이 침상 끝에 앉는다.
움직이면 갈굼.
눈동자 시선 전방 고정.
물통이 비어있는 소리, 컵 내려놓는 소리, 문 소리, 실내화 벗는소리.. 뭐든 들리면 뛰어가서
닫고 정리하고 물채워야했다.
장난친다고 일부러 내는 소리에 반응하면
잘 못듣고 고개 돌렸다고 혹은 일어섰다고 갈군다.
샤워 5분, 걸래빨기 5분,
짜서 물한방울 갯수별로 갈구고 물안나와도 갈굼, 아침청소 5분, 초시계로 재면서 계속 갈군다 ㅋㅋㅋ
이동간엔 무조건 뛰어 다니고
시간 내에 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첫날 샤워 5번은 했던것 같다.
밥은 최고참 먹는 속도에 맞춰야한다.
왕고가 수저를 놓는 순간 일어나야하는데
덜먹으면 갈구고 더 빨리먹어도 갈군다.
왕고놈이 입이짧아서 PX간다고
한두숟갈 뜨고 일어나면
배도 고프고 갈굼도 당하는거다. ㅋㅋㅋㅋㅋ
작업 마치면 군화 선임들꺼 다 들고 나가서 일어서서 다 닦는다.
(경례 바로 하라고 서서 닦게함.)
생활관 청소때 닦으라고 시키지도 않은 구석에 흰장갑끼고 넣어서 먼지나오면 잠 안재우고 갈군다.
담에 거기 닦으면 안시킨거 한다고 FM대로 시킨것만 하라고 갈구고 ㅋㅋㅋ
간부가 질문하면 무조건 젤 먼저 손들고 답하기.
다른 사람보다 손드는 속도가 늦거나 헛소리하면 갈굼.
일시키면 무조건 먼저 자진해서 나가기.
일병말까지였나 상병까지였나 간부와의 대화 외에는 아무말도 못했음. 딱 두개 네, 아닙니다만 말할 수 있었음.
하나있던 동기랑 잡담하다 걸리면 갈굼. (그래도 우리 분대원 없을땐 종종 말하긴했다)
갈굴때.. 5분만에 왜 못했냐 숨소리 왜 냈냐 왜 다른사람이랑 말섞냐 묻고 죄송하다하면 갈구고 '네', '아닙니다'만하라고 하지 않았냐 ㅋㅋ 그렇게 말하면 또 대답을 하라고 이유를 대라하고 ㅋㅋㅋ 말못하냐? 안미안하냐? 쌩까냐? 니 부모가 말 안가르쳤냐? 바보애기네. 눈 똑바로 안뜨냐? 말하면 정신 못차린다고 '네' '아닙니다'만 하라고 ㅋㅋㅋㅋㅋ 반복.
첫휴가 나가서는 말이 제대로 안나오더라. 한국말 까먹은줄 알았다.
처음엔 대부분 일할때 작업 지시도 안했다.
가만히 보라고한다. 정말 가만있으면 선임들 일하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보고만 있는다고 갈군다.
일해도 가만히 있으라고 갈군다. 걍 갈군다.
눈치껏 알아서 적절한 타이밍에 삽이나 낫이나 뭐라도 들고 전반적으로 필요하겠다 싶은걸 찾아서 해야했다. 그러다 내 자리를 찾아도 걍 시비걸고 갈군다.
잘 생각은 안나지만 작은거에도 치가 떨리게 갈구더라.
머리치고 가슴치고 손가락으로 밤새 머리 밀어대고 때리고 인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자존심은 뒷산에 뭍어두고 가라는 군대지만 좀 심했었다.
진짜 다들 일머리가 없어보이고 삽질도 잘 못하고.. 암튼 일들을 잘 못했던것 같다.
이병때 이렇게 이렇게하는게 좋을것 같다고했다가 개갈굼먹었다. ㅋㅋㅋㅋ
바쁜 와중에도 대대 선임 이름들 1주일이었나 2주였나 안에 다 외워야했다. 누가 지나가면서 내 이름 뭐야? 하면 바로 답해야한다. 틀릴때마다 갈굼.
그 와중에 교육이랑 훈련도 외워야했다.
시간없으면 취침시간에 몰래 화장실 가서 외우기도했다.
노가다류 일을 나름 많이 뛰어서 체력이 좋은 편인데도 잠이 항상 부족했다.
이등병 짬찌에게 야간 풀잠은 사치다.
매일 야간 보초 근무 서야한다.
근무교대 시간엔 선임 깨워야하는데 이름만 보고 생활관 찾아가서 깨운다.
생활관앞에 이름이 있지만 불비추면 갈군다.
선임들이 잠자는 위치를 자주 바꾼다. 알아서 5분안에 찾아야한다. 같이 근무서는 놈이 초고참이고 못찾으면 생활관 불키고 분대장 포함 다른 선임들까지 다 깨워서 갈군다.
선임 몸엔 손댈 수 없다. 말로 깨워야한다. 속삭이듯이. ㅋㅋㅋㅋ
안일어나면 살짝 건든다. 건든거 걸리면 갈군다.
속삭이듯 말하며 깨워야하는데 다른 사람이 깨도 갈군다.
속삭이는게 짜증난다고 갈구는 놈도 있다.
전역하고 예비군가면 교관이 다 교육하고 편하게 보조역만 하면서 군기빠진것처럼 서있던데 우리대대는 조교가 교보재 준비하고 첨부터 끝까지 교육진행했다. 기본 교육 멘트도 없다. 교보재보고 다 외워서 만들고 진행해야된다. 화장실에서 외우면 잘 외워지더라.
그렇게 몇달지나니까 나를 포함한 타분대 윗기수 3명의 신병들이 유격을 빼먹었다고 타대대랑 같이 유격을 떠나라고 한다.
그때 동기는 허리가 안좋아서 군병원 입원했던것같다.
다들 아저씨들이니까 너무 편했다. 갈굼도 없다.
잠시나마 해방감을 맛봤다. ㅋㅋㅋ
참호격투때 우리팀 다 밀쳐내던 바바리안 같은 놈이 있었다. 내가 가서 1:1 맞다이로 들어올리고 참호에서 밀어냈다. 주변에서 함성지르고 타대대 간부가 따봉해주더라.
만년 쫄따구로 살다가 승리감을 만끽하고 돌아왔다.
하지만 여긴 여전히 이등병 지옥이었다.
힘든거 다 좋으니까 계속 유격만 했으면했다.
군대가 왜 인간박물관인지 알게해줬다.
훈련장이 넓어서 보수 작업이 많았다.
작업할때 가끔 선임들이 불러서 열중쉬어 시키고 부동자세로 앞을 보라함.
나랑 차이 안나는 윗기수들 일열로 세워두고
한명은 고개 까딱이게 시키고
한명은 원숭이 박수
한명은 도리도리
한명은 재기차는 동작
한명은 손가락 꼼지락 꼼자락
그 상태에서 동요나 만화주제가 단체로 부르게 시킴.
안웃을 수가 없다. 근데 웃으면 조진다 ㅋㅋㅋㅋ
삽으로 자기무덤 파라하고 흙으로 목까지 덥는것도 봤다.
샵으로 머리찍는것도 봤다. 적당한 파워로 ㅋㅋㅋ 이등병때라서 보기만했지 뭐땜에 맞으면서 그런 갈굼을 당했는진 모르겠다.
일열로 쭉 세워놓고 돌이나 야삽 던져서 맞추기도하고 피하면 갈구고 움직이지마라하고 또 던짐..
동원훈련하다가 안면 마비와서 입돌아간 선임도 두명있었는데 말할때마다 시선두기가 민망하더라.
안면 근육 몇%이상 손실돼야 전역이라고 들은것 같다.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그 둘은 다 착했던걸로 기억한다.
선임이 볼때마다 조심하라는데 똑바로 마주하기가 좀처럼 힘들더라.
보수 작업할때 상병 이후로는 거의 왠만하면 다 쉬었다.
쉬면 심심하니까 별별 특이한 취향을 가진 놈들이 이상한걸 시킬때가 많았다.
그 중 기억에 남는건 개구리 잡아오라고해서 절단기로 다리 자르고 휘발유 부어서 화형시키고 온갖 고문을 다 하던 놈들이 있었다. 그 덕에 대대에 개구리 씨가 말랐다. 개구리가 아아악!!!! 끼야아아악!!! 소리 내는거 군대에서 첨 들어봤다. 개구리 씨가 말라서 못찾으면 니가 대신 짤릴래? 하면서 때리고 절단기 위험한 거리까지 가져대고 싹뚝 싹뚝거리고 ㅋㅋㅋㅋㅋ
베게 한면에는 악마, 다른쪽엔 천사 적어놓고 천사 보이게 놓으면 천사처럼 굴고 악마보이게 놓으면 악마로 변하는 싸이코도 있었다.
어떤 또라이는 애들 윗통까라해서 젖꼭지 빨고다니던 놈도있었다. 그놈이랑 같은 분대원은 유사 성행위도 당했던것 같다.
화장실에 비치된 잡지 펼칠때마다 여자 얼굴만 나와도 다들 싸놔서 페이지가 다 덕지 덕지 붙어있었다. 보통 국방부 책만 멀쩡했었다. 한날 그거라도 보려고 펼치니까 또 찍익하면서 찢어지더라. 여기 도대체 뭐가 있나 싶어서 보니까 육군참모총장 얼굴에다가 싸놨더라. 아무래도 그 애기인것 같다.
그 애기 전역하고 내가 고참됐을때도 남자 속옷 모델들한테 싸놓는 놈이 있었다. 아무래도 한두놈이 아닌듯싶다.
동원훈련할때 예비군한테 초코파이 얻어서 초코파이 계속 먹이던놈.
예비군 폰 빌려서 ⚾️틀고 설때까지 보라하고 서면 갈구는놈.
신음소리 내라고 시키는놈.
취침시간때와서 팔베게하고 토닥거려달라는놈.
PX 심부름 시켜서 가져다 줬는데 자기한테 던졌다면서(안던졌음) 책상이 베게 오만거 다 던지는놈.
이유없이 시비걸고 진상부리는 놈들.
다 기억은 안나지만 사회에선 절대 찾아볼 수 없는 별별 또라이들이 많았다. 거의 80%이상은 정상이 아니었다고 본다. 인성검사 하타치 또라이들만 모인 부대같았다.
말년 대대장도 행정병 말로는 기름 빼돌리고 이것 저것 해서 1년에 몇억씩 해먹는다고했다. 보급이 거의 전무했다.
아.. 나이트에서 어떤 여자랑 하루밤보내면서 영상촬영하고 협박하면서 이상한거 계속 시킨놈. 상근이었는데 경찰와서 잡혀간 놈도 있었다.
전화통화는 선임과 동행한다. 전화기회도 좀처럼 얻지 못했고 몇분만 통화해도 끊으라고 사인을 보냈다. 상병전까지 그랬다. 옆에서 통화내용을 감시한다.
일기장 검사, 편지검사 등등 할 수 있는 검사와 통제는 어떻게든 다한다. 어디든 혼자 다닐 수 없다.
그러다 이병때 첫여친과 헤어졌다. 난 그 친구랑 결혼할줄알았다.
너무 외롭다더라. 군생활 편해졌다면서 왜 이렇게 연락도 없고 빨리 끊냐고묻더라. 미안하다고 했다. 헤어지잔다. 외롭고 정말 힘들면 다른 사람 만나라고했다. 나중에 기회를 얻게된다면 다시 볼 수 있지 않겠나하는 기대와 미련은 남았다. 야간 경계 설때.. 두시간동안 매일 생각이 나더라. 내가 못해줬던것들만 생각이 나서 날 괴롭혔다.
그래도 갈굼은 계속됐다. 여친이랑 헤어졌다고 봐줄줄아냐면서 ㅋㅋㅋㅋㅋ 구보중, 언덕 오를때, 걸을때, 뛸때 무조건 숨소리 금지. 숨소리낸걸로도 잠안재우고 갈굼
제한 시간 안에 손빨래 (세탁기는 있었지만.. 손빨래시킨다.)
같지도 않은 이유로 계속 갈군다. 부모님 언급할땐 왜 군대에서 총기 난사가 일어나는지 알겠더라.
내 자신을 인격체라고 생각하면 힘들다.
사회에서 봤으면 ㅋㅋㅋ 진짜 개기지도 못할 잦밥같은것들이 어이없게 구니까 죽기 전까지 패고 영창 가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부모님 떠올리면서 참았다. 다들 군대 한번씩 겪는거 참자 참자하면서..
가장 행복할때가 행군할때.. 그날만은 다들 피곤하니까 안갈구더라. 매일 행군만했음 좋겠다 싶었다. ㅋㅋㅋㅋ 그러던 중에도 여친에게 더 잘해주지 못하고 더 신경못쓴게 미안했다.
난 어릴때부터 노가다같은 일들을해와서 일머리도 나름 좋았고 체력도 힘도 받혀줬다. 일도 빠릿 빠릿 잘했다.
대대 작업하면 다른 이병들 벽돌 나를때 시멘트 말거나 나라시치거나 했으니까..
일하면 우리 분대 일병이 따갠다고 힘든일은 안하냐고 기고만장하지마라고 갈군다.
벽돌 나르면 다른 분대 왕고가 누가 벽돌 나르라고 했냐고 나라시나 치라고 또 갈구고 ㅋㅋㅋㅋㅋ
일 잘한다고 나대지마라 병장들이나 상병들이 안해서 그러지 너보다 다들 삽질도 다른 일들도 잘한다고 갈구고 ㅋㅋㅋ
우리 분대 선임이 시켜서 이 일하면 다른 부대 선임이 누가 이거 시켰냐고 갈군다. 우리분대 선임도 내가 이거 시킨거냐고 말해보라고 똑바로하라면서 다시 갈군다. ㅋㅋㅋ 계속 이상한거 하라고 시키는데로 하라고해서 걍 하면 다른 선임이 갈구는게 반복되길래 정신병자같다고 생각했는데 휴가때 진짜 정신병원 다녀왔다더라. ㅋㅋㅋ 아 빨리 휴가나가서 또 정신과가고싶다... 그러고 앉아있었음.
천재지변과 모든 잘못은 다 나에게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하다.
잠드는 순간까지도 무슨 문제 생길건 없는지 체크하고 하루종일 리스크 관리하게되더라.
무시당하고 갈굼당하는게 너무 싫었다.
웃기지만..
나는 어떤일이든 누구보다 더 완벽하게 잘할 수 있다고 항상 자기 최면을 걸었다. ㅋㅋㅋ
화장실에서 걸래 빨때도 남들이 안볼때 거울보고 안지어지는 웃음 억지로 지으면서 나는 행복하다 속으로 되뇌었다.
그러면 마음이 조금 나아지더라.
노예가 이런기분일까? 그래도 난 2년가까이 있으면 나갈 수는 있잖아 ㅋㅋㅋ 싶더라.
내 얼굴이 너무 어두웠던것같다.
타분대 선임들이 어느 순간부터는 날 조금씩 걱정했다.
이만큼 일하는 애가 어디있냐고. 갈굴게 뭐가 있다고.. 이러다 애 정신병걸린다고 할정도로 계속 갈궜다.
시간만 나면 작업중에도 쉴때도 화장실앞에서도 잘때도 이불 같이 뒤집어쓰고 라이트로 눈알에 비추면서 똑바로 눈뜨라고 ㅋㅋㅋ 입똥냄새 풍기면서 하루종일 갈구더라.
작업할때 다른 분대장들이
날 자기 분대로 넘겨 주고 우리분대 얘네들 몇명 데려가서 빨려면 빨고 때리려면 때리고 마음대로 놀라고 얘 데려가서 일 시키고 온다고 딜하러올때도 있었다. 타분대 팔려가면 '네' '아닙니다'말고 다른 말들도 할 수 있어서 그나마 낫더라.
타분대 작업 도와주고 오면 우리 분대 선임들은 대대작업할땐 나대지마라고 또 갈궜다. 윗고참들이 일을 안해서 그렇지 하면 다들 너보다 잘한다고 나대지말고 있으라고. 다른 분대한테 자꾸 팔린다면서 또 갈구고 ㅋㅋ 차렷 얼중쉬어 차렷 대가리박아 충성시키고 별짓을 다 했던것 같다.
사회물이 안빠진다나 어쩐다나 하면서 ㅋㅋㅋㅋㅋ
내가 원래 쫄거나 주눅들거나 놀라거나하는 성격이 안돼서 그런지
편해 보여서 그런지 ㅋㅋㅋㅋ 매일 갈구더라.
진짜 병날것같았다.
내 맏후임은 버티다가 선임한테 주먹질했다.
얼마나 악에 받쳤으면 그랬겠나 싶더라.
나도 터지기 일보직전까지 갔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니까... 터졌으면 왠지 이판사판으로 진짜 큰 사건 하나 냈을것 같다.
그러다가 군생활중에 두명은 탈영해서 영창가고
한명은 폭행으로 영창감.
영창다녀오면 타부대로 가는데 그곳에선 짬대우 못받는다. 왠만하면 말도 안섞고 경례도 못받고 유령취급.
이런 저런 사건 뒤로 간부들이 복도에서 이등병 일병들 뛰어다니지 마라함.
선임병들은 간부 보는 앞에서만 뛰지마라로 지시를 바꿈.
하루종일 교대로 갈굼은 계속 됐다.
실수로 뛰다가 간부 마주치면 개갈굼당했다.
조심한다고 주변 살피면서 안뛰면 또 갈군다.
군대온게 더럽고 심심하고 따분해서 화풀이한다고 계속 갈구나 싶더라.
자대배치 같이 받은 유일한 동기랑 바로 옆분대에 배치됐었다.
이색히는 완전 양아치 of 양아치였다. 문신했는데 피부는 또 백옥처럼 뽀얀했다 ㅋㅋ. 지가 군대 오기전이 했던 일들을 말할때마다 미친 애기네 이거. 또라이야? 했지만 그래도 말을 편하게할 수 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근데 이병때 군병원 입원하더니 디스크로 전역하더라.
나도 무릎이 나간것같아 군병원에서 치료라도 좀 받고 싶었는데 나 역시 전역하고 나갈까봐 안보내주더라.
너 가면 일할사람 없다 애기야 하면서 ㅋㅋ
아직도 가끔씩 무릎이 아프다.
내 윗기수 두명이 고문관이고 거진 아무것도 못했다.
짬되는 놈들은 놀고 쉬려했고.
그래서 내가 거의 모든일을 다 해야했다.
-ㅇㅇ아
네, ㅇㅇㅇ 병장님.
-내가 군대와서 아빠 고생하는걸 알겠다.
아 그러십니까?
-그래. 우리 아빠는 추운데도 매일 나가서 고생한다 아이가.. 날도 추운데 매일 노가다간다꼬..
(한참 일하다가 갑자기 페인트 칠하던 붓을 잡아던짐)
-아이 씨!!!
(소리 지르길래 무슨 일난줄알았다)왜 그러십니까?
-사실은 우리아빠보다 내가 더 고생한다!
네?
-우리아빠는 따듯한 패딩입고 다닌다 아이가
-내는 깔깔이도 안입고 추운데 내가 더 고생이다!
(깔깔이 입으라고해도 무슨 이유에선지 절대 안입음)
참고로 대학교 다니던 학생이었음. 특이했다.
-ㅇㅇ아
네?
-혹한기 훈련 힘들지?
아닙니다.
-이거 발라라 에이 발라라
이게 뭡니까?
-로션이다 크림. 너 춥다 발라라.
이거 바르면 따듯해집니까?
-어...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암튼 계속 이러는 분이었음. 근데 또 ⚾️ 배우 생년월일 3사이즈 혈액형같은건 귀신같이 다 꿰고있음. 이 사람은 갈굼도 거의 안당했던걸로 기억한다. 대대장도 볼때마다 ㅇㅇㅇ이 군생활 재밌어? 탈영하려면 보고하고 탈영해야한다고함.
그래도 분대장은 달더라. 내가 분대장역 대행 했지만...
-나는 니 시키는것만 할께. 시키는건 내가 또 잘한다아이가.
그러다가 상병을 달았다.
친하게 지내던 고참이랑 야간 경계근무를 섰다. 그날도 어김없이 헤어진 여자친구생각이 나더라. 내가 좀 더 잘했더라면... 그런 저런 생각이 났다.
근무를 마치고 새벽에 싸제방 pc를 켰다. 선임이 내 라면에 물을 받아줄때 sns를 열었는데
헤어진 여친에게서 메세지가 와있더라. 손이 떨렸다. 엄청 장문이었는데 앞으로 다시는 나처럼 좋은 사람 못만날것같다는 내용이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라면먹으라는데 혼자 라면들고 화장실에 버리고 생활관으로 돌아가서 누웠다.
눈은 분명 뜨고있는데 눈물에 가려 앞이 전혀 보이질 않더라. 눈을 깜빡여보면 분명 뜬눈이었는데 앞이 안보였다. 난 1년이 넘는 시간동안 항상 더 잘해주지 못한 것들이 생각나서 힘들었는데 그런 편지를 받아서 그런지 너무 마음이 아팠던것같다.
군생활 아무리 ㅈ같아도 참았는데 그때 군생활동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울어봤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내 위에 제대로 된 놈은 전역 앞둔 갈굼이 심했던 놈 뿐이었다.
분대장은 안달았지만 그 역할을 빨리 하게됐다.
내가 최전방에서 지시를 내린다는게 처음엔 상당히 부담되더라. 내 옆에 누군가 있다는게.. 그렇게 큰건줄은 미쳐 몰랐다.
혼자라는 느낌이 그래도 금방 적응되더라.
갈굼도 많이 받아서 그런지 못하는 교육, 못하는 작업 없이 다 잘하게 되더라.
교육 다 할줄아니까 땜빵도 많이 들어갔다. 각 교육 교관들마다 사회에서 뭐하다왔냐 잘한다 포상휴가 건의해준다 어쩐다 칭찬을 많이 받았다.
그러면서 여러모로 늦게 받은 애들 가르치고 이것 저것 신경쓸게 많아서 짬먹고도 편한날이 별로 없었다.
난 절대 안갈구겠다는 주의였다.
한번 정신줄 빠지게 혼내면 한방에 될것들도 좋게 말하면 수십번을 알려줘도 잘 안되더라. 그래도 참고 계속 좋게 몇번이든 알려줬다. 좀 적으라고 적어 그래 옳지 잘한다 다 받아 적어~ 응응~ ㅋㅋㅋㅋㅋ
기존엔 FM이라면서 바닥 먼저 닦고 위에 간물대 닦아 먼지 내려오게하는 바보같은 시스템들도 다 갈아엎었다. 일을 알려줄때도 내 생각엔 이게 최선인데 니가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하라고 지시했다.
군 생활하면서 딱 한번 화냈는데 처음부터 정말 의욕없이 후임병들 시키고 본인은 일안하려고 개기던 귀엽게 생긴 후임 녀석이 있었다. 선임중에 같은 학교 선밴지 친구가 있어서 후임때도 놀고먹었다.
좋게 몇번 말하니까 개기더라. 후임들 앞에서 망신준다고 그러지마라더라 ㅋㅋㅋㅋㅋㅋ 따로 불러서 불같이 다 엎고 진짜 심하게 화냈다. 예전엔 화를 잘 안냈지만(그렇다고 정당한 이유없이 바로 화내진 않는다.. 내 생각엔... 아마도..) 학교다닐때도 한번 화나면 선배들도 말리면서 진정하라고 미안하다고 할만큼 무자비하게 화냈었다. 어릴때 상농띠 친구들도 내 성격을 알아서 내가 화나면 큰일낸다고 계속 따라붙어서 말리기도 했다. 그 후임은 따로 불러서 화낸 뒤로는 알아서 잘 했다.
예비군 대대 총책이 전역하면서 나한테 총책자리를 넘기려고했다.
분대장도 안달았을뿐더러 상병까지 개고생했는데 총책까지 떠맡아서 간부 잔소리까지 듣긴 싫더라.
대대에 동기가 없어서 동기 많은 기수한테 넘기고 내가 뒤에서 봐주기로했다.
후임중에 전역한 내 동기랑 같은 지역살던 놈이 왔다.
그 지역 사는 놈들은 다 양아친지 겁나 양아치같더라 ㅋㅋㅋ 나 심하게 갈구던 놈도 그 지역놈이고 ㅋㅋ
전역한 동기가 지 말로는 그 지역에서 잘 나갔다던데 맞냐니까
네?? ㅇㅇㅇ 말씀이십니까?? 그 분 우리 지역에서 젤 유명한 깡팹니다.
완전 양아치던데? 하니까
근육엄청 많고 키 180넘는 사람이랑 시비 붙었는데 공사장으로 데려가서 1:1로 벽돌들고 이빨 다 아작냈다고함.
동기 놈은 말랐고 키도 170언저리였는데..
나중에 사람들 불러서 더 패고
무릎꿇여놨다함.
180 거구가 제발 살려달라고 빌었다는데
아가리 벌리라하고 이빨 몇개 안남을때까지 다 부셨다더라. 그런 몇몇 사례들을 말해주는데 완전 반미친 또라이였다.
경찰에 신고 안하냐니까 그쪽 애들은 감옥가는게 일상이라고 신고하면 한명 감옥가고 다른애들이 가족들 바보 만들어놓는다고하더라. 또 신고하면 또 가족 상해입히고 ㄱㄱ도하고.. 별별짓을 다 하나봄. 그래서 신고도 못한다고했다.
그걸 나 갈구던 그 놈이랑 같이 들었다.
한날 싸재방에서 노는데 sns로 전역한 동기놈이 메세지 보내더라. 대화나누는데 요즘 일도 없고 심심하다고 누구 담궈줄사람 없나 묻더라. 나 갈구던놈들 전역하면 담궈줄까? 하면서
나중에 갈구던 말년놈이 들리는 거리에있을때 그 이야기 하고 전역하면 시멘트에 말아버리겠다고하니까 갑자기 납짝업드리듯 대하더라 괜히 친한척하고 PX데려가고 ㅋㅋㅋ
왜 이유도 없이 그렇게까지 했냐니까
전역한 선임 2명이 휴가 한번씩 받는 조건으로
나 입대하전에 우리 분대에 관심병사 2명을 받아서
일할 사람이 자기랑 나밖에 없었다고함.
계속 긴장시키고 일 빨리 끝내려고 그랬다고.
갈굴게 없다하면 선임들이 없는 이유라도 만들어서 갈구고 항상 긴장상태 유지시키라고
안그러면 니가 갈굼당한다면서
매일 하루종일 갈구라고 시켰다고함. ㅋㅋㅋ
너 죽이고 영창가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라고 ㅋㅋ
너 전역하면 찾아가서 죽이려했다고했던것 같다.
진짜 미안했다함.
좀 지나니까 다들 지 편할궁리에..
찌질해 보이기도 하고 걍 잊혀지더라.
첨 입대했을때 누군가가 군대는 거지부터 왕까지 다 경험해보는 곳이라더라.
주임원사가 해준 말이 생각난다. 베트남전때 병사들이 간부말은 안들었어도 분대장말엔 잘 따랐다고.. 간부가 엉뚱한 지시하면 분대장 명에 따라서 간부도 쏴죽이는 일들도 종종 있었다고함. 들은거라서 진짠진 모르겠음.
암튼 어느 순간부턴 내 말이 곧 법이었다.
어떻게 보면 윗기수들도 많고 상병 짬찌였지만 실세였다.
한날은 타 대대 유격훈련 조교로 파견을 가게됐다.
유격 조교들이 3개(?) 대대에서 왔다.
다들 간부 동행으로 왔는데 우린 상병인 내가 최고참이었다. 너희 대대는 간부가 왜 안왔냐는데 다들 바빠서 내가 책임을 맡았다고했다.
어디로 파견을가든 항상 느낀거지만 타 대대들은 좀 많이 느슨해보였다. 널부러져있고 모포에 각도 안잡더라. 매트도 삐뚤고..
간부없이 와서 개판친단소리 듣기 싫어서 모든걸 칼각으로 유지했다. 원래 다 왠만큼은 칼각이지만 더 칼세우고 모든 오와열 맞추고 훈련도 계속 교육상태 확인하면서 착오없이 진행했다.
타 대대 간부들이랑 근무교대 맞추고 막사 주변 정리 정돈, 청소 등등 간부들이 자기부대원들에겐 시키지 않은것들 지져분해보이는 잡초 등등 애들끌고 다니면서 다 정리했다. 왜 우리만 힘들게하냔말이 나올법도 한데 타분대 타중대 후임들이 모두 다 군말없이 따라줬다. 우리 애들로는 안될것같은건 타대대 간부에게 보고하러왔다고 이런 이런게 있는데 이렇게하는게 좋을것 같다. 우리 대대가 이런거 저런건 했지만 인력이 부족하다. 가능하시다면 인원 좀 붙여 달라고 도움 요청했던것 같다. 간부들이 왜 너희 대대는 간부가 안따라왔는지 알갓같다더라. (내 생각엔 걍 다들 말년이라서.. 말년 대대라서 안온것같다. 아니면 검열땜에 비상걸렸었거나)
타대대는 간부가 부식 매일같이 들고와서 빵빵했는데 우리는 안나오는 보급으로 짜내서 가져온 라면도 다 떨어져갔다.
타 부대 간부들한테 부식내기로 팔씨름을 제안했다. 힘은 자신있었다.
접전까지 갔다가 내가 이겨서 부식 몇배로 늘렸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부식도 배팅만큼 없는데 있다고 뻥치고 했던것같다. 서로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이겼을때 애들 환성 터지고 난리났었다 ㅋㅋㅋ
간부가 나랑 팔씨름한 애가 자기 대대에선 이인자라고하더라. 젤 쌘애 왔으면 자기 대대가 이겼을꺼라고 하더라 ㅋㅋ
주말이었나? 타부대 애들 쉴때 간부가 수박이랑 술이랑 부식 사와서 거하게 파티했다.
나만 따로 불러서 사발 가득 술따라주고 수박 주길래 받아먹고 돌아왔다. 술도 그닥 안좋아하고 못하지만 주니까 걍 마셨다.
후임 한명이 왜 불려가셨냐고 묻길래 말하고 나니까 우리 애들한테 너무 미안해지더라.
우리 부대 간부는 코빼기도 안비쳤던것같다. 잠깐 코빼기 비쳤었나? 암튼 부식 지원은 하나도 없었다. 애들이 너무 시무룩해보였다.
다른 대대들 다 술퍼마시고 파티분위기인데
우리 애들은 더 고생하고도 손빨고 있을 수 있나?
그때 엄카를 들고다녔는데 그걸로 술이랑 부식 사오라고 시켰다. 후임중에 젤 짬되는 애들 두명 보고 밖에 나갔다가 오라고했다. 유격장은 훈련병 입소전이라서 경계도 느슨했고 돌아다니면서 개구멍도 봐놨던 터였다. 주의사항 일러주고 군무늬 반바지랑 사제 티셔츠 입혀서 보냈던것같다. 내 지시에 토한번 안달고 알겠습니다하고 바로 나가더라.
지금 생각하면 내가 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다 뒤집어 쓸 수 있다면 모를까 애들한테 피해주는 일인데.. 대대에서 무마시켜줄수도있었겠지만.. 암튼 그땐 정신이 나가있었던것같다.
그땐 내가 시키면 당연히 다들 믿고 따른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가게가 너무 멀어서 히치하이킹해서 술이랑 과자사고 다시 히치하아킹해서 왔다더라.
빈막사에 모여 우리도 술파티했다.
그렇게 파견 조교 임무 완벽하게 수행하고 돌아가는 마지막날.
타대대 간부가 넌 나중에 뭐라도 될것같다면서 계속 연락하자고 sns묻더라. 내 이런 실상을 알았다면 안물어봤을텐데.. ㅋㅋㅋ 알려주고 대대 돌아왔을때 장문으로 편지같이 글 몇번 써주시더라. 계속오길래 답장보내기 귀찮아서 읽씹했다.
분대장을 달았다.
이게 뭐라고 또 어깨가 무겁더라.
중간에 중대장이 바뀌었는데.. 이전에 중대장이 나가면서 내가 분대장 달고 애들 통솔하면 진짜 멋있을텐데 못보고가는게 아쉽다고하시더라. 전중대장은 나보고 니가 제일 군인답다면서 계속 직업군인하라고했다. 병사출신에서 별단 사람도 있다고. 장교모집하는데 자기가 추천서 넣어줄 수 있다면서.
그 분이 중대장이셨을때 나오는 휴가는 짬순서로 돌려가면서 공평하게 탔다. 그 담이 내 차례였다. 전 중대장이 새로오는 중대장에게도 나 잘쓰라면서 포상도 챙겨주라고 말했다면서 갔다.
근데 새로운 중대장이 무슨 태권도 단증있는 갓들어온 타분대 이병한테 휴가증을 주더라. ㅋㅋㅋㅋㅋ 거기에 대해서 말하니까 원래 짬순으로 줬다는것도 알고 다음 차례도 너라는건 아는데 자긴 생각이 다르다더라. 성과위주로 준다나 뭐라나.. 그러니까 잘하라고하더라. 아직 인원도 서열도 실세도 여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제대로 파악못했으면서 무슨 말같지도 않은 발상으로 갓들어온 이병한테 휴가를 준다는건지 모르겠었다.
통솔력도 능력도 새로운 중대장은 완전 개판이었다고 생각한다. (휴가 엉뚱하게 줘서 그렇게 생각한건만은 아님)
작업에 작자도 몰랐고 본인 지시대로만하라고 우겨댔다.
이렇게 진행하면 처음부터 다 빼내고 다시해야한다고 이렇게 하시면 안되겠냐니까 안통함. 여기와서 낮게 보시라고 애초에 각이 안맞다니까
내 말 들어 내 말 들어 니가 나보다 높냐고 화내면서 날 다른 작업으로 빼버리더라. 혼자 이렇게해야한다고 우겨서 몇일 공사를 도로아미타불 만들었다. 날 다시 불러서 니가 맡아서 하라길래 다시 첨부터 다 뜯어내고 뒷수습했다. 애들 더 고생시키는게 미안하더라.
애들 모아놓고 유흥업소 이야기나하고 폰으로 사진보여주면서 애인대행 S급 이 여자가 얼마였는데 쥑이지? 돈만있었으면 바로 외박내고 나갔을텐데 월급날이 언제라 아쉽다는둥 너라도 이런 여자면 바로 자고싶겠지? 이런 여자를 살면서 어떻게 만나보겠냐는둥 그런딴 소리나 해댔다.
나중에 다른 분대장 통해서 나랑 화해하려고했다.
교장 보수 작업중에도 지시도 옳게 내리지도 못하면서 괜히 와서는 내가 이런 인재를 몰라보고~ ㅇ선생 ㅇ선생이 없으면 작업이 안돼요~ 역시 ㅇ선생이야~ 바로 딱딱 들어 맞네! 칭찬하다가 내가 계속 시큰둥하니까 또 업신 여기듯 대하고..
또 따로 불러서 중대장한테 감정상한게 있냐는데 ㅋㅋㅋ 별로 크게 말 섞고 친해지고싶진 않더라.
내가 분대장역 수행할때..
이병때 너무 갈굼을 받아서 그런지 치가떨려서 우리 분대원 후임들은 다 풀어줬다. 자유시간엔 말 그대로 자유였다. 사제방 PX 세탁기 이등병이건 신병이건 다 쓰게하고 짬이 높건 말건 본인 빨래와 본인 장비는 다 본인이 손보게했다. 나도 예외는 없었다. 다 풀어주는 대신 일은 빡쌔게 시켰다.
당시 먼저 작업 끝낸 부대는 먼저 복귀하는 구조였는데 거의 항상 우리분대가 작업을 젤 먼저 끝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까지 남았다.
작업 못끝낸 분대있는지 무전하고 돌면서 항상 마지막 분대와 함께 돌아왔다.
기존엔 이병 일병만 청소했지만
모든 청소도 다 분담해서 했다.
이병때 고생한 내 맏후임에게 제일 미안했다.
이병때부터 바래왔던 오래된 생각이라고 이해를 구했고 맏후임도 잘 수긍해줬다.
분대원들도 내가 풀어주는게 고마웠는지 알아서 문제없이 잘해줬다.
일은 빡쌔게 시켰지만.. 그래도 다들 불평 한번
토 한번 안달고 다 잘 따라주더라.
갈굼없이 가르칠땐 힘들었지만
다들 불만없이 잘 따라줘서 그냥 다 고마웠다.
생활관 커튼옆 석고 천장 무너지려는거 예전 말년애기가 자기 나갈때까지 그대로 두고 문제 만들지마라고 난 나가면 끝이라고둔거 보고하고 주말에 수리하고 빨래 건조장 지붕 타이어로 대충 안날아가게 올려둔거 태풍오기전에 주말에 애들 끌고가서 피스박고 수리하고...
문제될만한것들 먼저 알아내서 걍 이것 저것 했던것같다.
중대장들도 대대장도 거의 다 말년이라서 왠지 신경을 안썼던것같다.
내가 숨통이 턱턱막히던 이병때를 생각해서 대대에 새로오는 애들한테 장난도 많이쳤다. 신입인척 장난도 치고.. 긴장감좀 풀어주려고.. (우리대대는 중대 단위로 선임대접을 한게 아니라 대대가 다 선후임 대접하고 생활함)
우리 대대에 심하게 혼난 병사가 있으면 PX데려가고 담배도 주고 기분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말주변은 없지만 실없는 농담도 많이했던것같다.
타 대대 선임들에겐 미안하게 대대 천사역을 혼자 낼름 주워 먹었던것같다.
대대원들 사이에선 평판이 좋았던것같다.
지나갈때 우연히 들었는데 ㅋㅋㅋ 민망하지만.. 우리 분대 막내 후임이 난 사기케릭인것같다고 삽신 곡갱이신 낫신 처럼 뭐 잘하는 사람한테 붙여지는 칭호같은게 있는데 작업 교육 지휘 다 잘한다면서 그냥 모든거에 다 신이라고 동기들한테 떠드는걸 우연히 들었다. 이뻐서 PX데려갔다 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지나가는거 보고 이쁨받으려고 그랬나? ㅋㅋㅋㅋㅋㅋㅋㅋ
돌아다니면서 애들 숨통을 좀 틔워줘서 그런지 한달에 한번하는 인기병사 투표에서 거의 매번 1등했던것같다.
그러던중에 우리 중대에서 갈굼이 심했던 타분대 고참이 하사달고 우리대대에 다시 왔다. 원래 병사로 근무하던 대대에는 발령나기 힘들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왔는진 모르겠다.
간부달고와서도 대대에 갈굼을 계속 조장했다. 분대장들도 불러서 갈궈댔다. 자기보고 신이라고 부르라고 지랄하고 ㅋㅋㅋ 내가 누구야? 이러면서 돌아다니더라.
나도 따로 불러서 짬쳐먹고 쳐맞고싶냐고 니가 이지랄로 풀면 다른 분대원들은 불만이 안쌓이겠냐 다른 분대들이랑 똑같이 갈구라고 풀어주지 마라고했다.
우리 분대원이 경례 실수나 뭐하나 문제 일으킨적 있냐 물었다. 작업도 항상 제일 빨리 끝내고 마지막 분대 남을때까지 일하고 들어간다. 우리 분대가 타분대에 비해서 사격실력이 딸리나 아니면 무슨 실수를 한적이 있나 물었다.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갈구던지 때리던지 하라하고 돌아섰다.
돌아와서 분대원 모아놓고 지금 타 분대도 이러 이러하니 쉴땐 그대로 낮잠을 자던 책을 읽든 다 하고 빈틈은 주지 마라했다. 다들 끝까지 잘 따라줬다.
타분대장들이 나보다 짬은 높았지만
예비군 총책 대역도하고 대대작업도 간부 대신 통솔할때가 많아서 내가 실세였다.
교육훈련도 이것 저것 개선을 했던것 같다.
교보재 갯수부터 깃발들 사소한 배열같은것들 입소 인원수에 따라 날씨에 따라 바뀌는 교장들.. 동선들.. 안그래도 신경쓸일이 많은데
기존엔 연병장에 예비군 의자를 오와열 맞춰서 깔아놓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많을땐 1000개 넘게 깔았던것 같다.)
말뚝과 줄을 바닥에 박아서 영구적인 기준점을 잡아놓고 누가 앞에서 계속 봐주고 통솔하지 않아도 쉽게 오와열 맞춰 깔 수 있게 바꿨다.
물통도 손으로 들어서 산까지 나르던것에서 차가 동원됐다.
전체적으로 진행상황을 보면서 빠진게 없는지 혹은 문제생길게 없는지 무전기들고 뛰어다니면서 상황 파악하고 계속 생각하고 케치해서 문제될 상황이 오면 텀있는 인원들에게 미리 상황을 숙지 시켰다.
웃긴건 뛰어다니면서 발 안맞추는 예비군들있거나 통제안되면 가서 정지시키고 이동간에 발 맞추라고 통솔 조교에게 지시했었음..
(전역하고 4곳인가? 5곳인가? 예비군 갔는데 아무데도 호각불어서 발맞추는곳이 없더라 ㅋㅋ 다른 훈련장은 예비군 교관이 첨부터 끝까지 교육 다하는거보고 첨엔 놀랐다. 조교는 멀뚱 멀뚱 서있더라.
조교 군생활할때 예비군들이 '조교야 난 태어나서 이런곳 처음봤다 여기 왜 이러는데?'라고 하던데 전역하고 생각해보면 내가 너무 했었던것 같다. 좌에서 우로 번호. 복명복창합니다. 좌에서 우로 번호! 다시합니다. 말안들으면 좌에서 우로 앉으면서 번호시키고 앉아 일어서 시키고 '조교말에 집중합니다!' 좀 신병대대 조교처럼 막대했음. 첨보는 교관은 나 교육할때 보고 웃더라. 각개전투 교육 시범보일때도 교육 매 시간마다 흙 다 뭍히면서 포복 모든 종류 다 보여줌. 이동요령 다 보여주고.. 요즘 예비군은 달라졌다고 예전 생각하면 안된다면서 시켰는데 또 예비군들이 의외로 잘 따랐다. 통제 안따르면 퇴소조치한다하고 이름적어감. 그럼 난리났는데 경고라고하고.. 지금 생각하면 내가 젤 악마였네..)
예비군중에 불러서 내가 본 사람중에 니가 젤 군인같다고 진짜라고 진짜 멋있다면서 명함주고 흥신소 일 같이하자하고 ㅋㅋㅋㅋ 대부업체에서 일하자고하던 분도 계시고 별별 사람이 다 있더라. 예비군 조교하면서 보급도 거의 안나오던 담배는 많이 얻어폈다.
고참 휴가, 군병원 입원, 부상자, 사라진 예비군, 탄피분실 등등 이래저래 어떻게해도 인원이 안나오고 항상 돌발상황은 있었지만 나 있는 동안은 문제가 안터지게 했던걸로 기억한다.
인원이 빠듯해서 빠릿빠릿한 애들로 뛰어다니게해서 통솔하고 교육시키고 겨우 겨우 메꾼적도 많았던것같다. 내가 사선조교로 들어갔다가(사격하는 예비군 옆이 한사람씩 붙어서 탄약걸리면 빼주고 탄피통 달아주고 탄피회수하고 수량파악했음) 사선 끝나고 바로 뛰어가서 교육 땜빵친적도 많고.. 지금 생각해보면 교육할때 인원이 너무 부족했던것같다.
(타 대대 사격장에서 보면 다들 욕이 난무하고 갈굼이 심했는데 우리 대대는 의외로 사격장에선 좀 느슨했다. 잔탄소진한다고 예비군 사격장에서 사격도 수시로하고 탄다루는게 능숙해서 그랬던것 같다.)
내가 휴가가거나 자리를 비울땐 총책이 계속 혼났다. 나 빠지면 예비군 훈련이 안되냐고 항상 문제가 터진다고 누가 총책인지 모르겠다고 자주 혼냈던것 같다. 많이 알려줬어야했는데 혼자 애들 여기 저기 지시내리기 바빠서 많이 못알려줬던것 같아 미안했다.
대대작업 지시 할땐 상병 병장 할것 없이 모든 인원을 동원해서 하루종일 돌아 다니면서 지시하고 일시켰다.
점심시간에도 계속 일생각만하고 중요한 일 있을땐 거의 하루종일 일생각만 했던것같다.
작업지시를 분대장들에게만 전달하지 않고 모든 짬찌들 다들 모아놓고 전반적인 작업방식과 일정을 그림 그려서 설명했다. 각자 분담할 역할도 전반적으로 설명하고.
일 진행할때 필요한 도구들, 인원들, 어떻게 진행할지 전날 생각해서 작업분배했다.
작업도구 도착 전까지 도구 없이 할 수 있는 일들 먼저 시키고.. 휴식시간 적절하게 배분하고..
자주 대대작업을 하다보니까 누가 뭘 잘하는지 파악돼서 적재적소에 배치가 가능했다. 문제 생기면 바로 보고하라하고 해결방안 제시해서 시키고 다른곳 잘 진행되는지 가보고 뒤쳐진곳은 속도 더 올리라하고 작업 마무리되어가거나 잉여있는곳은 다른곳 배치하면서..
그렇게하니까 상병위로는 매일 놀고먹던 기존 내 윗대의 작업시간보다 작업시간이 많이 단축될 수 밖에 없었다. 한달 넘게 걸리던 제일 컸던 작업도 2주안에 끝났던것같다.
그런식으로 일년 일정 빨리 끝내면 쉬운 일하면서 좀 편할줄 알았는데 시간 남으니까 다른 멀쩡한 창고를 부수고 새로짓고 배수로를 새로 다 깔고 별걸 다 하더라.
간부랑 지휘통제실에서 근무설때도 행정병한테 파포배워서 간부가 만들어야할 아침 회의 자료 내가 다 만들어놓고 손님오면 말안해도 커피많이마신날엔 녹차로 준비해두고 간부 손 하나 까딱 안하게 다 처리했다. 간부랑 근무하면서 인원파악이며 전화며 실수 한번도 안냈다. 그러니까 짬높은 간부들이랑만 근무 배정되더라.
나대면 더 시키는게 군대라지만 불만은 없었다.
내가 한번 더 생각하고 더 노력하면 더 적은 힘으로 일도 더 빨리 마칠테고 후임들도 좀 더 빨리 복귀해서 힘든 군생활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누구 말처럼 언제 또 이 많은 인원을 나 혼자 통솔해볼까하는 생각도 들어서 소중한 경험이라고도 생각됐다.
근데 없던 일도 만드는게 군대다.
주임원사가 날 너무 잘봤었다.
휴가 줄테까 자기딸을 계속 만나보라했다.
대대장 1호차 빌려타고 우리집 찾아와서 우리 부모님도 만나고갔다더라.
병사에서 하사달고온 놈한테 작업맡기고 맘에 안들면 항상 나를 찾았었다.
그 하사단놈은 니가 나보다 작업 더 잘할것같냐면서 매번 라이벌의식같은걸 갖었던것같은데 난 별신경안썼었다. 주임원사님은 '이 일은 니가 마무리해줬으면 좋겠는데..'하시면서 말년까지 날 부르셨다.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하시면서 ㅋㅋㅋ
내가 하면 거의 다 만족하셨던것같다. 지시하실때 말이 엄청 빨라서 받아적기 힘들정도였던걸로 기억한다.
주임원사님이 평생 만난온 병사중에 내가 젤 일처리를 잘한다고 했다.
행사때마다 옆에 앉혀서 술주시면서 호칭부르면 앞으로 장인어른이라고 부르라고 계속 부담주셨다.
전역하는날까지 딸 번호 적어주시면서 꼭 연락해보라고하셨는데 부담돼서 끝까지 안봤다. 나중에 여친생기고나서는 연락처도 버렸다.
그 따님과 같은 대학교 다니던 부대 후임말로는 진짜 예쁘고 귀엽게 생겼다고했지만 만날 엄두가 안났다. ㅋㅋㅋㅋㅋ
분대장 달고 타분대장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병사에서 하사달고온 놈이 갈군뒤였던걸로 기억한다.
분대장들이 다들 나보다 짬은 높았지만 친했다.
다들 이병때 우리 고생했던거 기억나는지 물었다. 그때 우리 볼때마다 했던말 기억하냐 우리는 짬먹으면 안그럴꺼라고 하지않았나? 하면서 설득했다.
주말에 병사들 모두 모아놓고 원하는 개선점들을 익명으로 적게했다.
모두 읽고 취합하고 간추려서 분대장들끼리 협의를 봤다. 내가 원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협의를 보고
대대원들 모아서 이런 저런점들은 편의를 봐주기로 했다. 그래도 많이 개선했다고 본다.
그 뒤로 부작용도 있었다. 신병들은 오자마자 빠져버린 군기에 왜 이러십니까 ㅇㅇㅇ병장님? 아 내가 왜 그래야 합니까아~? 이병은 병장에게 말도 못건내던 예전과 달리 상상도 못했던 말을 하는 신병이 생기기도 했고 여러모로 안타까웠다.
내가 너무 군기강을 너무 흐트려놓은건 아닌지.. 그냥 과도기였는지도 모르겠다.
군생활이 조금 더 길었다면 내가 조금 더 노력했다면 과도기를 서로 좀 더 이해시키고..
개선의 여지도 많았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전역때 대대장이 따로 전역 절차없이 편하게 앉아서 차한잔하자고 권했다. 앉아서 우리 대대 개선점에 대해 묻고 이런 저런 말들을 했던것 같다.
상병꺾일때까진 정말 많이 힘들었지만 어느 정도 위치가 잡혔을때부턴 그 힘든게 다 보상받을 만큼 살면서 받을 모든 칭찬은 다 받았던것 같다.
니가 진짜 최고다. 너만한 병사가 없다. 니가 내가 만난 사람중에 제일 군인답다. 넌 나중에 뭐라도 될것같단말도 많이 듣고 세상 온갖 칭찬은 다 받았다.
전역날 아이들은 유격을 떠났다. 유종의 미를 거두자며 같이 유격하고 전역하자던 주임원사님의 부도덕한 말을 뒤로하고 열차에 몸을 실었다.
전역 전날 후임들은 대대장이나 연대장같은분들만 받는 도열(?)이었나? 그런걸 해주더라. 내가 본 전역자들중엔 내가 최초였다. 진짜 왕대접을 받는 느낌이었다.
군대가기 전엔 당연한 것들이대한 소중함을 몰랐다.
원할때 어디든 산책할 수 있는 자유. 마음껏 소리내서 숨쉴 수 있는 자유. 말할 수 있는 자유. 노래 부를 수 있는 자유. 마음껏 놀고 먹고 잘 수 있는 자유. 가족 친구 목소리를 들을 자유.
그리고 그립고
그립고 그리고
갈망하던
아름답고
다채로운
밖같 세상이
집에 가는 기차 창밖으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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