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했던 여사친3
비 온 그날 이후 눈맞추던 기억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더라구. 어쩌면 그 타이밍에 좋아한다고 했으면 기회였을지도 몰랐을텐데..라며 후회하기도 하고...
끝까지 하란말이 나와 선을 그으려고 한건지..아님 여사친도 그 순간이 즐거워서 그만하려고 하던 나를 부추기려고 그냥내 뱉은 말인지.. 복잡하더라구
그 후로 줄 곧 여사친이 내 앞에 걸어가고 있으면 단 둘뿐인데 뭐가 부끄럽고 걱정된다고..
지금 고백할까?.. ‘좋아해..사귀자’ 라는 말이 목구멍으로 여러번 넘어 올것만 같만 같아서 한 발짝 성큼 다가가서 팔 잡아멈춰 세우려다 망설이고 또 한 발짝 성큼 다가가다 또 망설이고 한숨만 조용히 삼키며 여사친 뒤에서 쌩쇼를 했었다.
그렇게 혼자 끙끙 앓고있다가 부모님 농사일을 도와드리고 있었던 날이었음. 비닐하우스에서 바쁘게 일하다가 입이 타서물 좀 꺼내 먹으려고 쉼터개념으로 만들어 놓은 비닐하우스에 들어가니 눈 좀 부치러 온건지 여사친 혼자 침상에 누워 있더라.얘네 하우스가 우리 하우스 바로 옆이었고 쉼터가 우리쪽 밖에 없었으니까 가끔씩 얘네 가족들도 오긴함.
여튼 물 좀 마시고 바로 가려다가 자는것 같아 몰래 다가가서 여사친 옆에서 정수리 냄새 맡아 보기도 하고 깰까봐 진짜조심스럽게 한 손가락으로 코도 입술도 톡톡 만지고 머릿결도 쓸어 넘기다가 얘가 자고 있어 용기라도 생겼던 건지 무심코 ‘예쁘다’ 하는데 여사친 웃는거임. 얘도 예쁘다는 말들으니깐 부끄러워하면서도 좋아했음. 난 얘가 깨서 깜짝 놀랐지. 뻘쭘하고..
“...자고있던거 아냐?”
“좀 자려고 눈감고 있었는데?”
“어..그래”
“예쁘면 내 얼굴 더 만져보든가ㅋㅋ”
만져봐 하면서 손목 붙잡고 자기 얼굴에 갖다 대려하길래 들키기도해서 그냥 만져도 되나보다 하고 만졌거든. 빤히 보면서 만지니까 입이 씰룩씰룩 가만있질 못함 ㅋㅋ
그냥 좋아서 마음이 시켜서 걔 얼굴에 더 가까이 다가가니까 눈 꼭 감길래 입술에 입맞췄음.
첫키스하면 종소리가 들린다고 하는데 아니야. 너무 떨려서 자기 심장이 쿵쾅쿵쾅 거리는 소리가 머리가득 들리는 소리야. 그 순간이 좋아서 계속 못떼고 있다가 결국 얘가 먼저 떼버리곤 얼굴 못듦ㅋㅋ
입까지 맞췄으니까 사귀자고 고백했는데 고개 끄덕이다가 ‘어’ 한마디 해주더라.
기분도 날아갈것 같고 계속 웃음나오고 ㅋㅋ
그러고선 냉장고에 가더니 윗칸 냉동고 열고선 얼굴 쳐박는데 진심 애같아서 졸귀였음ㅋㅋㅋ
이때 유일했던 여사친은 끝이나고 하나뿐인 여친이됐음.
둘이 사귀는건 중학교땐 숨겼어. 친구들의 동생들중 일부는 그때 초딩 동생이랑 친구고 선후배이기도 하니까..너무 얽혀있어서 내 동생이 입놀리다가 어른들 귀에 들어가면 아무래도 눈치가 더 보일수밖에 없었지.
사귄 이후로는
학교 골목 으쓱한 곳에서 쪽쪽쪽~
출입금지라 아무도 안오는 옥상 계단에서 쪽쪽쪽~
3교시 끝나고 점심시간될때 서로 밥쳐먹으려고 존나 달렸으니까.. 밍기적 대다가 아무도 없을때 쪽쪽쪽~
집에 같이 걸어가다 쪽쪽쪽~
쪽쪽쪽 친구였음ㅋㅋ
———————————————————————
이거는 좀 짧아서 같이 쓸게ㅋㅋㅋ
학교 안나가는날에 시내로 놀러 나가기로 약속했음.여친이 정류장 가는길에 우리집에 왔길래 나갈채비하고 나가는데 엄마가 저녁에 심겹살 먹자고 고기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키셨어. 그러곤 버스타고 시내갔지.
뭐 가서 주로...서점가서 책,게임잡지 보고 분식점가서 떡볶이 먹거나 문방구 큰데 가서 필기구 같은거 필요하면 사고 인형뽑기, 오락실에서 게임도 하고 노래부르고 나온 점수로 내기해서 지면 딱밤에 아이스크림 사주고 그랬어.
그렇게 싸돌아 다니다 볼일 다 보고 슬슬 버스타고 집에가기 전에 마트 정육점 코너가서 직원분한테 삼겹살 있냐 하고 ‘얼마나 줄까’하는데..
그런데 얼마나 사오라고했는지? 헷갈려서 물었음.
“우리 엄마가 고기 얼마나 사오라고 했는지 아냐?”
여:“두근!”
나:“두근?”
여:“두근!” <=여기서부턴가 두근하면서 고개 올리면서 끄덕임. 드립인가? 뭔가 좀 얼척 없는데 웃기더라고 ㅋㅋ 따라했지.
나:“투웈~근!!”
여:“두근!!”
나:“두근!!!”
여:“두근!!!”
나:“두근ㅋㅋ!!!!”
여:“두근ㅋㅋㅋ!!!!”
나:”너 존나 두근두근거리게 한다ㅋㅋㅋㅋ”
왤케 사랑스럽고 귀여운 지 입에다 뽀뽀해줌 ㅋㅋ
옆에 직원분 웃더니만 ㅋㅋㅋ
“좋을때다~”
이 부분은 여기까지 기억난다.
이 썰의 시리즈 | ||
---|---|---|
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1.02.20 | 유일했던 여사친 (9) |
2 | 2021.02.28 | 유일했던 여사친2 (2) |
3 | 2021.02.28 | 현재글 유일했던 여사친3 (3) |
4 | 2021.03.06 | 유일했던 여사친4 (5) |
댓글 30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