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친구 엄마 3
거기서 생활하던 당시 내 생활비는 모두 어머니가 아줌마에게 보냈었는데 필요하면 아줌마에게 말하고 돈을 받는 식이었다.
사실 중학생에 불과했던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너무나 한정되어 있었고 친구들하고 간혹 만나서 몰래 한국 노래방에서 술이나 빨거나 쇼핑하는 것이 전부였다.
나는 놀러다니는 걸 좋아하고 술도 담배도 좋아했지만 그보다 운동하는 걸 훨씬 좋아했다.
그래서 방과후 활동도 축구 클럽에 가입했었는데 이것 때문에 나와 S는 일주일에 2번 정도는 따로 집에 가야 했다.
필리핀은 아파트가 굉장히 적은 대신 주택가가 많다.
이걸 빌리지라고 부르는데 아줌마 집이 있던 빌리지는 산 중턱을 깎아서 만든 곳이라 차를 타지 않으면 걸어서 올라가기 매우 좆 같은 곳이었다.
반대로 말하자면 일부러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딱 알맞는 운동 코스이기도 했고 저녁을 먹고 튜터, 그러니까 과외가 끝난 후에 산 도로를 따라 조깅하는 게 내 일과 였다.
"너도 ㅇㅇ이 따라서 운동 좀 해라."
"아 왜. 혼자 하라고 그래."
"언제까지 컴퓨터만 할 거니. 그러니까 그렇게 비쩍 말라서 애들이 얕보는 거 아니야."
운동을 하러 나가기 전에 항상 나오는 아줌마와 S의 대화.
이전에도 말했듯이 S는 몸이 약한 것도 있지만 방구석에 처박히는 걸 좋아하다 보니 더욱 나가지 않았고 그로 인해 몸은 더 둔해지는 악순환이 계속 되었다.
아줌마는 나에게 운동을 나갈 때 S를 데리고 나가주면 안되겠느냐 물었고 처음 이틀 정도는 마지못해 나왔지만 그것도 얼마 안가서 그만두더라.
나도 하기 싫다는 새끼 억지로 끌고 다니기 싫었고 내가 운동을 하러 나갈 때만 되면 아줌마는 S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포기했다
지금 생각해도 S는 참 대단한 새끼였지.
살이 안 찌는 체질? 뭐 그렇다는데 과자와 음료만 처먹고 운동은 안하니 체질 개선이 될리가 있나...
A는 땀 흘리는 걸 굉장히 싫어해서 애초부터 운동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다. 남매란 것들이 쌍으로 참.. ㅋㅋ
하루는 평소처럼 조깅을 하려고 밖으로 나오는데 아줌마가 나를 따라 나왔다.
살짝 몸에 붙는 트레이닝 복을 입은 모습에 내가 가만히 쳐다보니까 아줌마가 그러더라
"아줌마도 같이 가도 될까?"
조금 의아했지만 아줌마 운동복 차림도 보고 둘만의 시간도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바로 승낙하고 같이 걸어나갔다.
"어쩐 일이세요 오늘은?"
"그냥. 좀 답답해서 바람도 좀 쐴겸 ㅇㅇ이랑 얘기도 하려고 ㅎㅎ"
말은 그렇게 했어도 막상 걸으니까 그렇다 할 말이 없더라.
이미 서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기도 하고 같은 집에서 살고 있으니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었으니까.
필리핀은 1년 사계절이 여름이고 날씨는 보통 4가지로 분류된다.
비가 오거나, 덥거나, 존나 덥거나, 존나 씨발 같이 덥거나.
그날은 '존나 덥거나' 였던 걸로 기억한다.
나야 매일 같이 운동을 해와서 그냥저냥 했지만 아줌마는 얼마 지나지 않아 헉헉 거리면서 땀을 흘리길래 벤치에 앉아서 쉬었는데 내가 넌지시 말했다.
"아줌마는 왜 여기 왔어요?"
정말 생각없이 던졌던 질문이다. 약간 버릇없는 질문이기도 했는데 아줌마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 해줬다.
아줌마네가 유학을 오게 된 이유는 S가 한국에서부터 문제가 많아 도망치듯 왔다는 거다. 얘가 학교에서 너무 적응을 못하니까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다른 세계 경험도 하고 그러면 무언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란다.
물론 결과는 대참패.
거기에 아저씨는 한국에서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고 아줌마는 지금 같은 생활에 진절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도 들었다.
물론 대놓고 그리 말하지는 않았다만 기껏 마음 먹고 왔는데 정작 S는 아직도 저 지랄을 싸고 있으니 아줌마로서는 미치고 환장하겠지.
사실 그때도 이런 걸 나에게 이야기해도 되나 싶을 정도였는데 그만큼 아줌마는 꽤 구석에 몰려있었던 걸로 생각한다.
어린 A에게 말을 하기도 그렇고 S를 붙잡고 말해도 의미가 없으니 이야기를 할 만한 사람이 나 밖에 없었을 거다.
"ㅇㅇ네 엄마는 좋겠다. ㅇㅇ처럼 키 크고 잘생기고 똑바른 아들 있어서."
아줌마가 지친 목소리로 그렇게 이야기 하길래 아줌마 손에 슬쩍 내 손 올리면서 말했음
"지금 있는 동안에는 아줌마 아들처럼 생각하면 되잖아요."
그렇게 말하니까 아줌마가 눈웃음치면서 손에 깍지를 끼며 잡아주는데... 정말 난생 처음으로 심쿵하다 라는 걸 경험했다.
"정말 아줌마 아들 해줄래?"
"그럼요."
"차라리 ㅇㅇ이를 우리 사위 삼아야겠다. 나중에 A랑 결혼해~"
ㅋㅋㅋ... 감사한 말씀이지만 A는 내 취향이 아니었다. 떽떽거리고 당차다 못해 기가 세서 내가 감당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아줌마는 그 말이 진심이었는지 이후로 ㅇㅇ야 대신 사위~ 라고 부를 때가 많았다. 나는 걍 웃어 넘길 뿐...
어쨌든 조금 더 이야기 하다가 모기가 많아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이틀이나 삼일에 한 번 정도 같이 운동을 나가게 되었다.
거기에 나에 대한 아줌마의 목소리가 한층 더 부드러워졌는데 이건 그냥 내 기분탓일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장족의 발전을 하나 꼽아보자면 둘이서 밤거리를 걸으면서 아줌마와 손깍지를 끼고 걷는 것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내가 슬쩍 아줌마에게 손잡아도 되냐고 물어서 잡았는데 나중에는 아줌마가 먼저 내 손을 잡아주고 팔짱도 낄 때도 있었다.
아줌마는 키가 작았지만 가슴이 꽤 풍만해서 팔짱 낄 때마다 느껴지는 느낌이 그날 밤 딸감이었다 ㅋㅋ
그렇게 홈스테이를 시작한지 5개월? 남짓이 지났을 때에 사건이 하나 벌어졌다.
방에서 야동 보는 걸 들킨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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