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선생님 썰...1
선생님 썰 올라오길래 나도 비슷한 경험 있어서 써본다.
벌써 20년전 이야기네.. 세월 참 ㅋㅋ
고등학교때 봤던 분인데 처음 내가 다니는 학교로 부임해오셔서 교단에 선걸 봤을땐
레알 날개달린 천사인줄 알았다.
한눈에 푹 빠져버렸고 당시 철 없던 나는 부끄러운것도 없이 사랑을 표현했지.
문자 그대로 첫사랑 그 자체였으니까.
뭐 다른 사람이 보기엔 뭐가 이쁘나 할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내눈에는 엄청 예뻐보였다.
그분은 또 하필 유부녀여서 내가 무슨짓을 하건간에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인건 확실했지.
그 사실을 알고 혼자 우울해하던 바보같은 기억이 나네. ㅋㅋ
그런데 한편으로는 어차피 선생님은 나를 귀여운 제자 쯤으로만 여기면서
나의 작은 애정표현들을 잘 받아주셨고 나도 이왕 망한거 그냥 계속 사랑을 표현하자고 생각했다.
고삐리 주제에 뭔가 대단한 짓을 한건 아니고 계속 작은거라도 선물 드리거나
다들 귀찮아하는 잔심부름 하고 그런게 전부였지만 그래도 나름 효과가 있어서인지 선생님은 특히 날 좋게 봐주시기는 했어.
어찌나 지극정성이었던지 교무실에서도 날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ㅋㅋ
방학하는 날에 마지막으로 교무실 찾아가서 그분이 좋아하던 간식거리를 가져다 드리면
다른 선생님들이 이제 한동안 X선생님 못봐서 너 어떻게하냐 라고 놀릴 정도였지.
PC통신이 점점 퍼지던 때라 그거 가르쳐 드린다는 핑계로 선생님 집에 놀러가기도 했었어.
그리고 선생님 아기랑 놀아주기도 하고 말야.
기묘한 경험이었음.
그렇게 2년을 지극 정성으로 애정 표현하다가 졸업을 하게 됐는데
마지막으로 선생님이랑 같이 쑥스럽게 사진도 한장 찍어놨다.
지금도 가지고 있음 ㅋㅋ
나에게 팔짱을 처음으로 껴주는데 워낙 날씬했던 분이셔서 내 팔에서 느껴지는 선생님의 무게감...
그게 어찌나 깃털같던지....
졸업 한 뒤로도 간간히 연락은 했었고 군대 갈때쯤엔 많이 뜸해지더라.
아 이렇게 내 첫사랑은 끝나가는구나 라는 생각이들더군.
그리고 군대 전역하고 알바를 했었는데 그때는 나도 많이 잊기는 했었다.
그렇게 알바나 하고 살던 어느날 선생님한테서 갑자기 전화가 오는거야.
전화번호는 당연히 지우지 못하고 냅두고 있었거든.
바쁜 와중임에도 불구하고 일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전화부터 받았다.
오랜만에 듣는 선생님 목소리는 여전히 그대로셨고 심지어 한번 만나자는 말까지 하시니
나는 정말 기뻐서 어쩔줄 몰랐지 ㅋㅋ
일이고 나발이고 무조건 약속 잡고 나 그날 알바 무조건 빠져야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했다.
그나마 내가 일을 잘해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뭐 이딴놈이 다 있냐고 욕처먹었을듯.
하지만 난 짤리는것 보단 무조건 선생님을 보는게 최우선이어서 전혀 무섭지 않았다.
만나는 당일날 나름 외모에 엄청 신경써서 나갔고
이 썰의 시리즈 | ||
---|---|---|
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0.05.24 | 현재글 나도 선생님 썰...1 (10) |
2 | 2020.05.24 | 나도 선생님 썰...2 (10) |
3 | 2020.05.24 | 나도 선생님 썰...3 (9) |
4 | 2020.05.26 | 나도 선생님 썰...4 (9) |
5 | 2020.06.01 | 나도 선생님 썰...5 (9) |
6 | 2020.06.07 | 나도 선생님 썰...6 (13) |
댓글 30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