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마 시절 이야기...10
헉 오늘 한 편 올릴려고 들어와보니... ㄷㄷㄷ
우연이겠죠? ㄷㄷㄷㄷ 이제 숨 쉬세요. ㅋㅋ
일단 마음이 잘 안잡혀서 그런지 글이 잘 안써지네요. 글도 뭔가 매끄럽지 못한 느낌입니다.ㅠㅠ
부족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네요.
PS. 원하시는 그런 썰은 이번회에는 없습니다. 죄송 ㅠㅠ
------------------------------------------------------------------------------------------------------------------------------
그날 선생님과의 예민한 헤프닝 이후 난 선생님과의 스킨쉽이 조금스러워졌고 가슴을 만지며 자라는 선생님의 제안에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피했다.
지금의 나야 당연히 그때 선생님의 그 반응이 무엇인지 잘 알았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꼬꼬마가 뭘 알겠는가? 그저 내가 뭔가 실수를 크게 했다고만 생각했을 뿐이다.
그렇게 조금은 조심스럽던 선생님과의 생활도 얼마가지 않았다. 몇일 자나지 않아 여름방학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방학식이 끝나고 난 바로 짐을 챙겨 대문을 나섰다. 선생님이 자가용으로 집까지 바래다 준다했지만 난 선생님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 끝내 거절했다.
당시에 선생님은 자가용이 두대 있었다. 하나는 지금은 쉐보레로 바뀐 대우자동차의 르망이였던 걸로 기억하지만 다른 한가지 차종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버스정류장까지 마중나온 선생님은 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정류장에는 나 말고도 얼굴만 아는 반이 다른 동급생도 있었다. 왠지 모르지만 난 선생님과 같이 있는 것이 창피했다. 정확하게 무슨 느낌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름 중학생인데 선생님손에 끌려와 엄마처럼 나를 어린애같이 대하는 것 때문이 아니였을까 한다.
"집에 가면 잘 도착했다고 전화하고 무슨일 있으면 바로 연락해."
"...네"
선생님은 이런 저런 당부와 함께 시장에서 사온 간식거리들을 담은 봉투를 여러개 건냈다.
"동생들하고 나눠먹어... 그리고 이건 소고기니까 어머님 드리고..."
선생님은 말이 많았다. 아마도 선생님 눈에는 내가 어디 먼길 떠나는 작고 여린 아들처럼 보였을 것 것이다.
시골이라 뜸하게 오는 버스 시간에 맞추어서 나왔지만 버스는 생각보다 늦었다.
옆에서 같이 버스를 기다리던 동급생은 다른 버스를 타고 떠났다. 평일 오후고 시골로 들어가는 노선이라 그런지 이제 정류장에는 나와 선생님만 있었다.
이런 저런 말을 하던 선생님이 어느순간 말이 끊겼다. 정막함에 옆을 보니 선생님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선생님... 시간나면 놀러갈께요."
나도 알고 있었다. 담담한 척했지만 나도 선생님과 떨어지는게 싫었다. 4개월 넘게 선생님과 함께 붙어있으며 먹고 자고 가족처럼 지내다 보니 많이 정이 쌓였다.
유년시절 늘 혼자서 외롭게 지내야했던 선생님과 가족들 생계를 위해 집에 머무를 틈이 없는 부모님밑에서 자란 나, 이런 애정이 결핍된 둘이 함께 했으니 오죽했으랴.
"그래... 부모님하고 동생들 만났다고 선생님 잊지 말고..."
"그럴일 없어요."
버스가 떠날때 까지 선생님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선생님과 멀어지는 만큼 심장은 아프게 조여왔다.
한 시간 넘게 덜컹거리는 시골길을 달린 버스에서 내려 집에 도착했지만 집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동생들은 어디 놀러갔는지 보이질 않았고 당연히 부모님은 공장에서 일하고 있을 시간이였다.
텅 빈 방안에 앉아있으니 적막함과 외로움이 몰려왔다. 진짜 우리 집에 왔지만 편안함이나 푸근함은 없었다. 읍내 선생님집에서는 푸근함이 있었었다. 선생님과 함께했던 시간이 추억이 그리워졌다.
전화기를 만지작 거리다가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울리자 마자 선생님이 전화를 받았다.
"태주니?"
"네 선생님 잘 도착했어요."
"어 그래 잘 도착했다니 다행이다. 부모님은 아직 퇴근안하셨지? 동생들은 있어?"
정류장에서 처럼 선생님은 한참동안 이야기 하셨다.
"벌써 보고 싶다. 집안이 썰렁하네..."
선생님은 자신의 감정을 감추는데 꽤 익숙할 뿐만 아니라 그래야만 했던 삶을 살아 오셨다. 그러나 나에게 만큼은 그런것 없이 늘 솔직하고 말 한마디 한마지 정을 담아 주셨다. 원래 선생님은 감정이 풍부하고 정이 많은 감성적인 성격으로 태어났을 것이지만 가정환경이 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자리의 무게가 선생님에게 가면의 씌웠을 것이다.
저녁때 쯤에 동생들이 어디선가 흙을 잔득 뭍혀서 들어왔고 저녁늦게 되어서야 부모님이 퇴근을 하고 집으로 오셨다. 부모님은 나와 몇마디 나누고는 저녁을 먹고 많이 피곤하셨는지 주무시기 바쁘셨다.
한 일주일간은 동생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며 지냈다. 집안에서의 모든 일 하나 하나에 선생님과 함께 지냈던 읍내의 하숙생활과 연관이 되어 추억이 떠올랐다. 선생님과 함께 하던 장보기, 요리하기, 설겆이, 청소, 텃밭가꾸기, TV보기 그리고 선생님과의 잠자리까지...
지금 이 시골 우리집에서도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어쩐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냥 더러우니 치우고 먹었으니 설겆이하고 심심하니 TV를 보고 있을 뿐이였다. 선생님 집에서는 웃음을 끊이지 않게했던 코미디 프로가 여기는 아무런 웃음도 감흥도 주지 못했다.
그랬다. 난 깨달았다 선생님과 함께여서 그 모든 것에 의미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이였다. 행위 자체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져 마음과 정을 나눌 선생님과 함께 했기에 의미있고 추억을 만들 수 있엇다.
선생님이 너무 보고 싶었다. 아무도 없는 방 한 구석에서 눈문을 흘렸다. 한참 눈믈을 쏟아내며 멍하니 있던 나는 홀린듯이 전화를 걸었다.
"선생님..."
"왜 태주야 무슨일 있어?? 목소리가 왜 그래? 울어?"
"...선생님 보고 싶어요."
"..."
선생님은 아무말이 없었다.
"...나도... 선생님 보고 싶으면 와... 태주 더울까봐 에어컨도 달았어."
다음날 저녁 엄마가 나를 불러 이야기를 했다.
"선생님이 공부 가르켜주기로 했다며? 니가 공부를 잘해서 조금만 더 성적이 오르면 **고등학교로 갈 수 있다고 하더라"
어리둥절했다. 선생님이 날 공부를 가르쳐 준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였다.
"좋기는 한데 뭘로 보답을 해야 하나? 아무것도 필요없으시다고 하고...하숙비도 방학동안에는 안받으신다고 하는데..."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응 오늘 낮에 회사로 전화하셔서 너만 좋으면 자기가 방학동안에 공부 가르치고 싶다고 하셨어. 돈도 않받으신다고..."
"그래서요?"
"나야 좋다고 했지. 아들 무료로 가르쳐준다고 하는데... 그럴래?"
아마도 엄마는 내가 싫어 할 거라고 생각하신 듯 했다. 오랜만에 집에서 생활하게 되었고 학교에서 벋어나 마음껏 놀 수 있는데 무섭기로 소문난 선생님집에 다시 들어가 공부를 해야만 하니 엄마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틀 후 다는 다시 짐을 싸고 집을 나섰다. 다시 선생님과의 생활이 시작되는 것이다. 설레고 행복했다.
집 바로 앞 버스 정류장에는 선생님이 차를 타고 마중 나오셨다. 선생님의 얼굴을 보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선생님도 나를 보며 밝게 미소지었다.
이 썰의 시리즈 | ||
---|---|---|
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0.01.23 | 꼬꼬마 시절 이야기...1 (13) |
2 | 2020.01.26 | 꼬꼬마 시절 이야기...2 (8) |
3 | 2020.01.28 | 꼬꼬마 시절 이야기...3 (15) |
4 | 2020.01.29 | 꼬꼬마 시절 이야기...4 (10) |
5 | 2020.02.11 | 꼬꼬마 시절 이야기...5 (13) |
6 | 2020.02.12 | 꼬꼬마 시절 이야기...6 (17) |
7 | 2020.02.14 | 꼬꼬마 시절 이야기...7 (15) |
8 | 2020.03.11 | 꼬꼬마 시절 이야기...8 (14) |
9 | 2020.03.20 | 꼬꼬마 시절 이야기...9 (20) |
10 | 2020.03.29 | 꼬꼬마 시절 이야기 (1) |
11 | 2021.02.02 | 현재글 꼬꼬마 시절 이야기...10 (26) |
12 | 2021.02.03 | 꼬꼬마 시절 이야기...11 (19) |
댓글 30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