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마 시절 이야기...7
업무 하나가 다음주로 연기됬다. 마음의 여유가 있으니 글이 한번에 쫙 써진다. 왜 작가들이 한적한 곳을 찾는지 이해된다.
======================================
몇 일간은 선생님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었다. 난 선생님에게 그런 못된 짓을 했지만 선생님은 아무것도 모르고 나에게 웃음을 보여주었고 여전히 나에게 다정다감하게 잘 대해주었다. 죄책감이 너무나 커서 여기를 나가 다시 시골집으로 갈까도 수차례 생각했다.
지금까지 나에게 있어 선생님은 어떻게 보면 어머니 이상의 존재였었다. 이제 겨우 몇달을 같이 지냈지만 정말 많은 것을 함께 하며 추억을 쌓았다. 그리고 선생님은 누구보다 살갑게 나를 대해주었다. 겉보기에는 정말 무섭고 냉정하기 그지 없어 보이는 선생님이였지만 마음의 경계를 허물고 나에게는 한없이 따듯하고 다정하게 대해주었다.
나 또한 그 마음을 보답이라도 하듯 선생님을 잘 따르고 정답게 대했다. 난 선생님을 사랑했다. 남녀간의 정의가 아닌 가족으로서의 사랑이였다.
그런 나 자신이 순간의 호기심과 욕망으로 선생님에게 그런짓을 했다는 것이 스스로에게 용서가 안됬다. 물론 이전까지 안기도 하고 입맞춤같은 스킨쉽이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족으로서의 애정의 표현이였다.
하지만 선생님의 가슴을 만졌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선생님을 단순한 욕구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선생님의 마음에 대한 배신이며 나 자신에 대한 배신이였다. 난 용서받으면 안되는 놈이 된 것이였다. 그것도 나 스스로에게 말이다.
“태주야 요즘 왜 이렇게 말이 없어?”
“그냥 조금 피곤해서요.”
선생님과의 대화도 많이 줄어들었다. 스킨쉽은 말할 것도 없었다. 선생님과의 신체적 접촉 자체가 나의 죄의식을 증폭시켰다. 잠자리도 공부한다는 핑계로 내방에서 따로 청했다. 선생님은 몇번 같이 자자고 했지만 애둘러 거절을 했다. 갑자기 변해버린 나에게 선생님도 많이 당황했을 것이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가 지났을 무렵이였다.
“태주야 혹시 내일 **리 집으로 가니?”
선생님이 저녁을 먹다 말고 나에게 물었다. **리는 나의 본가가 있는 마을 명칭이다.
“네… 별일 없으면 가려구요.”
“그래.. 집에 안가면 선생님 좀 도와달라고 했는데… 혼자해야지 머…”
선생님의 표정에 난감함이 역력했다. 순간 걱정이 밀려왔다.
“무슨일 이신데요?”
“응… 집 뒤에 텃밭을 좀 가꿔보려고 이제 날도 풀려서…”
선생님의 집은 마당이 아주 넓었고 뒷담 너머에는 큰 텃밭이 있었다. 선생님의 집은 주변에서 가장 컸다. 지금 선생님과 내가 지내고 있는 집은 본채가 아니였다.
사랑채라고 해야 하나? 큰 본채옆에 따로 조금한 손님들을 위한 집인데 2층으로 된 본채는 선생님이 혼자 살기에는 너무 크고 적막해서 낡은 사랑채를 개조하고 바깥으로 통하는 출입문도 따로 만들었다. 그래서 사랑채는 방이 내방을 포함해서 단 2개뿐이였다.
“따로 사람 안부르고 하실려구요?”
선생님의 집안은 대대로 지역 유지여서 관리할 것이 많아 선생님을 도와 일해주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집안일은 선생님 스스로 해결하는 편이 였지만 그 외 재산을 관리해주는 사람, 땅과 건물을 임대하고 관리하는 사람, 가끔 집안 대소사를 도와주는 사람 등이 있었다.
그래서 가끔 그런 사람들이 와서 선생님과 한참 서류 등을 보며 이야기하고 도장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텃밭 가꾸는데 사람을 부르는게 좀... 우리가 먹을 거 기르는 건데…”
갈등이 몰려왔다. 선생님의 얼굴을 보기만해도 죄책감이 밀려왔지만 그렇다고 혼자서 외롭게 고생할 선생님을 생각하니 안스러운 마음이 가득했다.
"내일 가족들 얼굴만 보고 저녁에 올게요. 일요일 아침에 하면 안되요?"
겨우 입을 뗐다.
"그래 고마워… 착하다. 한시름 놨네..."
너무 밝게 나를 바라보며 웃어주는 선생님의 시선을 애써 외면했다. 착하다는 선생님의 말이 비수처럼 가슴에 내리 꽂쳤다. 난 이제 착하지 않아요. 선생님...
오전 수업이 끝나고 바로 시골집에 들러 가족들 얼굴을 보고 저녁을 같이 먹었다. 그리곤 부모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막차를 타고 다시 읍내로 향했다.
양손에는 선생님과 같이 먹으라고 어머니가 싸준 이런저런 반찬들과 옆집 할머니가 직접 잡았다고 한 털이 뽑힌 토종닭 한마리가 들려있었다.
선생님 집에 도착했을 때는 9시가 넘었다. 선생님 방안에서 불빛이 세어 나왔다. 한참을 밖에서 기다리다 선생님의 방에 불빛이 사라진 뒤에야 겨우 발걸음을 뗐다.
다음날 이른 아침을 먹고 바로 텃밭으로 나갔다. 선생님은 지금은 트레이닝복이라고 부르는 체육복을 입었고 나도 학교 체육복을 입고 텃밭으로 나갔다.
“와 생각보다 날씨가 덥다.”
선생님의 가르침으로 텃밭에 쪼그려 앉아 여기저기 호미질을 했다. 아직 6월이라 후덥지근하지는 않았지만 여름 문턱이라 그런지 공기가 제법 뜨거웠다. 금새 몸 이곳 저곳에서 땀이 차올랐다.
"와… 덥다. 괜히 시작했나?"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고는 체육복 상의 지퍼를 쭉 내리고는 훌러덩 벗어 제꼈다.
"너도 더우면 벗어"
선생님은 체육복 상의안에 흰티셔츠를 입고 계셨다. 아무런 상표와 패턴도 없는 그냥 면티였다.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랐다. 선생님이 입은 흰티에는 나의 죄책감을 증폭시키고 요동치게 만드는 그것이 뚜렸하게 모습을 들어냈다.
나는 죄책감에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였다. 선생님이 입은 티셔츠의 밑단은 체육복 바지 속에 들어가 그것을 꽉 감싸고 있어 그것은 생생하게 윤곽을 드러냈고 그것의 두 눈은 나를 노려보았다. 더욱이 뜨거운 태양과 노동이 만들어낸 선생님의 땀은 수채화의 물감처럼 그것에 색을 입혀 꿈틀거리는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PS. 역시 은유와 기교를 넣으니 리얼리티가 없네요.ㅠㅠ 필력이 딸린다. ㅠㅠ
선생님의 흰티에서 가슴의 윤곽과 두개의 갈색 유두가 땀으로 젖어 생생하게 보였다. 죄책감과 욕망이 성교를 하는 두 마리의 뱀처럼 엉켜 또아리를 틀었다.
두 눈을 획 돌렸다. 지금까지의 죄책감만으로 충분했다. 선생님의 가슴을 보며 또 다시 생긴 욕망은 죄책감을 더 할 뿐이였다.
선생님의 입에서 귀를 의심 할 말들이 나왔다.
"젖이 보이나? 태주야 보여?"
순식간에 머리속이 텅 비워졌다. 입이 사라진 듯 감각이 없었다.
"옷이 얇나? 다 비치네… “
그리곤 선생님은 고개를 숙이고 가슴 주위를 이곳 저곳 둘러보았다.
“보여? 비치나? 많이 티나니?”
“......”
“하하 역시 보이나 보다 아무말 못하는 거보면… 선생님은 젖이 커서 고민이야! 이렇게 입어도 티가 많이 나..”
고개를 떨구고는 아무말 못했다. 눈물이 핑 돌았다. 더 이상은 선생님을 볼 수 없었다. 당장이라도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되게 챙피할텐데 태주앞에서는 안쟁피하네… 선생님 젖보니까 이상한 생각 들어?”
아무말을 할 수 없었다. 선생님이 무슨뜻으로 그런말을 하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도대체 지금 이 상황을 파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
“아무 생각이 안드나? 꼬맹이처럼 보여도 태주는 중학생이니까 선생님 젖보면 이상한 생각 들어야 정상인데?”
난 여전히 고객를 푹 숙인체 아무말을 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어느새 내 앞으로 다가와 머리를 쓱하고 쓰다듬었다. 그리곤 고개 숙인 내 얼굴을 두손으로 잡고 들어올렸다.
“선생님 봐바… 태주야 그렇게 괴로워할 필요없어...”
울음이 터져나왔다. 정말 서럽게 울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를 때쯤 감정이 복받쳐 토해내 듯 선생님을 향해 외쳤다..
“선생님 죄..송해요! 미안..해요! 다신 안 그럴께요… 용서해...주세요.”
선생님은 나를 안아주었다. 다시 서러움이 폭발했다. 눈물은 터져버린 댐처럼 주체할 수 없이 쏟아져 나왔다.
조금 감정이 진정될 때쯤 선생님이 나에게 읇조리 듯이 말을 했다.
“여자의 젖을 보면 그 나이는 다 그런거야. 선생님도 여자자나… 원래 그런거야. 오히려 그런 생각이 안들면 태주가 이상한거야”
선생님은 다시 머리를 쓰다듬고 말을 이어갔다.
“나한테 미안해 할 필요없어.. 난 그래도 태주가 그렇게 하고 막 자책하고 괴로워하는거 보고 정말 착하다고 생각했어. 역시 태주는 착하다고…”
“다른 놈들 같았으면 아무런 내색없이 또 그런 기회를 노릴텐데 말이야"
"하~하~하”
선생님은 갑자기 말을 마치고 호탕하게 웃었다. 그리곤 주먹을 쥐고 내 머리를 한대 쥐어 박았다.
“그래도 선생님 몰래 그런건 잘못 한거야. 다음번에는 차라리 나한테 말하고 해!”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태주나 나나 엄마의 사랑을 잘 못받아서 그런거야. 난 이해하니까 더 이상 이걸로 미안해 하기 없기다”
선생님은 나에게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걸었다.
선생님은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였다. 여성을 향한 사회적 편견이 심하던 그 당시 선생님이 한 여자의 몸으로 지금까지 그많은 시련과 악날한 시도를 물리치고 이 집안을 지켜나갈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였다.
이 모든 것은 나를 위한 선생님의 지혜로운 계획이였다.
텃밭일을 시직하기 전에 텃밭 구석에서 끓이던 백숙을 땅에 아무렇게 편 밥상위에서 먹었다. 어제 어머니가 싸주신 토종닭이였다.
텃밭일이 끝나가는 오후쯤에는 나와 선생님 사이에서 웃음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었다.
...
그날 새벽 내가 가슴을 만질때 쯤 선생님은 눈을 떳다. 상황파악이 끝나고 나서 조금 당황했지만 내가 어떻게 하는지 두고 봤다고 했다.
난 몰랐지만 선생님은 자는 척이 아니라 아예 눈을 뜨고 내가 하는 짓을 지켜봤다고 했다. 내가 얼마나 그짓에 집중을 했으면 선생님이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는 지도 몰랐는지… 지금 생각해도 한심할 뿐이다.
선생님은 다른 생각보다는 나의 안절부절하는 행동에 웃음이 나올뻔 했다고 했다. 딱 호기심 많은 중학생의 모습이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날 가르치고 혼낼까 고민했다고 한다. 그런데 몇날 몇일을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날 보며 안스러움이 다시 몰려왔다고 했다.
선생님은 중학교에서 10년 이상 아이들을 가르쳐왔다. 누구보다 그 또래들을 잘 알고 있었다. 나의 행동은 보통의 또래들과 많이 달랐다고 했다.
그 또래들과 달리 시간이 지나고 죄책감에 괴로워하고 반성하는 나를 보고 오히려 안도했다고 했다.
선생님 자신을 여자도 어른도 선생님도 아닌 진짜 가족으로 내가 받아드렸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기뻤다고 했다.
그랬다 선생님과 난 가족이였다. 시간이 흘러가며 서로의 위치와 역할이 변했을 뿐 가족이 아닌적이 없었다.
그때가 그립다. 선생님이 너무 보고싶다.
이 썰의 시리즈 | ||
---|---|---|
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0.01.23 | 꼬꼬마 시절 이야기...1 (13) |
2 | 2020.01.26 | 꼬꼬마 시절 이야기...2 (8) |
3 | 2020.01.28 | 꼬꼬마 시절 이야기...3 (15) |
4 | 2020.01.29 | 꼬꼬마 시절 이야기...4 (10) |
5 | 2020.02.11 | 꼬꼬마 시절 이야기...5 (13) |
6 | 2020.02.12 | 꼬꼬마 시절 이야기...6 (17) |
7 | 2020.02.14 | 현재글 꼬꼬마 시절 이야기...7 (15) |
8 | 2020.03.11 | 꼬꼬마 시절 이야기...8 (14) |
9 | 2020.03.20 | 꼬꼬마 시절 이야기...9 (20) |
10 | 2020.03.29 | 꼬꼬마 시절 이야기 (1) |
11 | 2021.02.02 | 꼬꼬마 시절 이야기...10 (26) |
12 | 2021.02.03 | 꼬꼬마 시절 이야기...11 (19) |
댓글 30포인트
Comments
자료의 퀄리티에 두번 놀랍니다. [무료 등업 클릭]